기사입력 2018-08-17 19:40:52
기사수정 2018-08-20 16:59:05
교도소 에어컨 설치를 반대한다는 국민청원이 제기돼 3만명이 넘는 네티즌들로부터 서명을 받았다.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교도소 수용자에게 에어컨 설치는 제발 철회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진짜 아니라고 생각해 글을 남긴다”며 “전국 교도소, 구치소 복도에 에어컨을 설치할 거고 일부 복도에는 에어컨을 설치하라고 예산도 내려왔다고 들었다”며 “죄를 짓고 반성해야 할 죄수들에게 에어컨이라뇨?”라고 운을 뗐다.
게시자는 “범죄 피해자들의 인권은 덜 챙기면서 수용자들 인권만 생각하시나요?”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에어컨 없이 사는 사람들, 에어컨은 있지만 전기세 많이 나올까 두려워 에어컨 안 틀고 지내는 사람들이 우리 국민 대다수”라며 “제발 무엇이 중요한지 제대로 생각해 달라”고 덧붙였다.
게시자는 “우리나라 인권은 기형적으로 발전했다고밖에 생각되지 않는다”며 “교도소 에어컨 설치는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다.
내달 11일 마감을 앞둔 청원글에는 17일 오후 7시30분을 기준으로 3만3506명의 네티즌이 서명했다.
해당 게시물은 지난 11일 한 매체가 다룬 찜통더위에 시달리는 재소자들의 이야기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수용실 내부 온도가 35℃까지 올라간다면서 낡고 비좁은 교정시설을 개선하지 않는 한 재난 수준의 폭염 상황에서 재소자의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내용에 네티즌들이 반발한 것도 이유로 추정된다.
교도소 에어컨 설치를 두고서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에어컨을 찬성한다는 한 네티즌은 더위는 징역형의 일부가 아니라면서 최소한의 조건은 보장하고서 벌을 주는 게 맞지 않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대다수 네티즌은 시원한 교도소에서 지내면 그게 벌이냐며 에어컨은 옳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세계닷컴>세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