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뻘 속 '낙지'도 깊이 숨어 버려 금값

전남 목포와 무안, 신안의 대표 특산물이자 여름철 별미인 ‘낙지’(사진)가 폭염에 연안 바다도 펄펄 끓어 귀한 몸이 되어 찾아보기가 어렵다.

지난달 20일, 한 달간 금어기가 끝났다 하지만 어민들이 낙지잡이를 사실상 포기했다. 뻘 속으로 너무 깊이 들어가 “굴착기로 파지 않은 한 잡을 수가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19일 해남에서 어린 낙지를 키워 파는 낙지 축양장 삼호수산 오중근 대표는 “낙지 생존 한계 수온은 17∼18도인데 현재 낙지 서식처인 연안은 이보다 10도나 높은 27도를 오르내리고 있다”며 “낙지가 살기 위해 뻘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손으로 뻘을 파 잡을 수도 없고 낙지가 나오지 않아 주낙 등으로도 어획이 불가능해 낙지 구경을 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낙지가 거의 잡히지 않으면서 중간 크기 낙지 한 마리 가격이 3만원을 호가, 20마리 한 접에 60만원까지 치솟았다.

낙지가 잡히지 않으면서 무안 등 낙지 전문점도 비상이 걸렸다. 참문어도 1㎏에 1만3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5000∼6000원)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

동해안에서 잡히는 돌문어와 달리 참문어는 서해안에서 많이 잡히며 1마리 무게가 1∼2㎏ 정도다.

오중근 대표는 낙지 시장 상당 부분을 중국산이 점령한 상황에서 어민 소득 향상 등을 위해 관계기관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낙지 골목 상가 이모(57·여)씨는 “낙지가 없어 대신 민어, 전어, 오도리 또는 다른 회를 권하고 있다”며 “세발낙지는 없어서 못 팔고 낙지 무침은 그전에 잡아 급랭한 것으로 요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안=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