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8-21 13:20:15
기사수정 2018-08-21 13:20:15
운전면허 없이도 레이싱 체험을 할 수 있는 ‘카트체험장’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한국소비자원이 국내 체험장을 대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전체 체험장의 95%가 관련 법령이 규정한 카트 제한속도를 초과하는 등 전반적인 안전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카트체험장은 철재프레임으로 제작된 낮은 차체에 4개의 바퀴, 엔진, 브레이크 등 주행·정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장치로 구성된 카트(Kart)를 이용하여 일정한 주행로를 주행하는 육상레저스포츠시설을 말한다.
21일 소비자원에 따르면 서울·경기·강원·충남·경북·전남·제주 소재 카트체험장 20개소를 조사한 결과, 19개소(95.0%)가 카트 속도 기준(시속 30km 이하)을 초과했다. 18개소(90.0%)는 주행로 외곽 방호벽 결속 불량하며, 5개소(25.0%)는 주행로가 깨져있거나 갈라져 있는 등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12개소(60.0%)는 카트 주행 중 충돌·전복 사고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전벨트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9개소(95.0%)는 카트 바퀴 등에 안전덮개가 없어 사망 등 심각한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높았다. 그러나 국내에는 관련 안전 장비 구비, 이용자 안전교육 실시 등의 규정이 없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소비자원은 지적했다.
지난 2013년 1월1일부터 올 5월31일까지 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카트 관련 위해 사례는 총 35건으로 집계됐다.
소비자원은 주요 위해사례도 제시했다.
지난 2013년 7월, A(11)양이 카트 체험 중 핸들에 부딪혀 턱 아래 피부가 찢어지는 사고를 당했으며, 2014년 10월에는 B(42)씨가 카트 체험 중 엔진 열 때문에 무릎에 2도 화상을 입었다.
2016년 3월에는 C(29)씨가 카트를 타던 중 브레이크가 고장난 카트와 추돌하면서 발가락 골절상을 입었고, 2017년 11월에도 D(37)씨가 카트 체험 중 달리던 다른 카트에서 빠져나온 타이어에 맞아 뇌진탕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이 외에도 카트를 타던 E(42)씨가 회전구간에서 벽에 추돌한 뒤, 착용한 안전벨트가 끊어지는 바람에 운전대에 가슴을 부딪혀 늑골이 골절된 사고가 발생했다. 해외에서는 이용객이 카트 뒷바퀴에 머리카락이 엉키면서 두피가 벗겨져 사망한 사고도 있었다고 소비자원은 밝혔다.
관광진흥법 시행규칙은 시속 30km 이하로 주행로를 주행하는 카트 및 카트체험장만 안전성검사 대상 유기기구·시설로 분류한다. 카트 속도가 시속 30km 이상이면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더 커지는데도 유원시설업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문제점이 있다고 소비자원은 강조했다.
소비자원이 지난 1월1일 기준 문화체육관광부의 유원시설업 현황과 조사대상 카트체험장을 대조한 결과, 모든 업장이 대부분 카트 속도가 시속 30km가 넘지만 유원시설업으로 등록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트체험장을 임야 등에 설치하고 관광진흥법 외의 다른 법으로 인허가를 취득하는 경우에도 유원시설업 허가를 받지 않고 운영할 수 있어서, 제도적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소비자원은 지적했다.
지난 2016년 10월, 한선교 자유한국당 의원이 육상레저스포츠시설 안전 등의 내용을 포함한 ‘레저스포츠 진흥 및 안전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으나 국회에 계류 중이어서 소비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조속한 국회통과가 필요해 보인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문화체육관광부에 △카트·카트체험장 안전 관리·감독 강화 △카트·카트체험장 관련 안전기준 강화 △육상레저스포츠 관련 법규 마련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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