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선고 받으니 남친이 결혼하자고 하네요"

'시한부 인생'은 우리네 드라마에서 '단골 소재'로 쓰이고는 한다. 그것만큼 '슬픔'을 줄 수 있는 소재도 드물기 때문이다.

죽는 것도 무섭고 싫은데, 그 시기를 알고 있다니. 언제 죽을지 안다는 것은 겪는 자만이 알 수 있는 슬픔이다.

그래서 '시한부 인생'은 단어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안타까움을 준다.

최근 '경제적인' 사람들이 다수 모였다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시한부 인생'의 여자친구와 결혼하는 것을 두고 고민하는 남성의 글이 올라와 관심을 끌었다.

관심이라는 말보다는 오히려 '충격'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릴 글이었다.

지난 11일 올라온 글은 '익명'의 커뮤니티 이용자가 올렸다. 글을 게시한 남성 A씨는 "몸이 좋지 않은 여자친구가 현재 6개월을 넘기기 힘들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았다"라며 글을 시작했다.

A씨에 따르면 여자친구는 현재 딱 하나 남은 치료법이 성공을 거둬도 살아남을 확률은 20%도 채 되지 않는다.

병 증세가 나타나기 전까지 4년을 사귀었고, 결혼을 약속했다. 투병으로 인해 결혼은 연기됐지만, A씨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이상 차라리 결혼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드라마 혹은 영화에서나 보는 아름다운 사랑을 위한 결심은 아니었다. A씨의 마음에는 더러운 욕망이 자리하고 있었다.

부모님도 반대하는 결혼을 A씨가 생각하고 있는 이유는 '돈' 때문이었다. 그는 "여자친구가 아내가 된 뒤 사망하면 사망보험금이 나오고 유산도 상속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혼식 축의금과 장례식 조의금도 들어온다"는 말도 덧붙였다. 세상을 곧 떠나는, 5년이나 사랑을 이어온 여자친구를 자신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켰다.

A씨는 "시한부 여친을 위해 결혼을 했다고 하면 사람들이 '로맨티시스트'라고 생각해줄 것"이라면서 "그게 멋진 느낌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무리 현시대가 '황금만능주의'가 팽배한 시대라고 해도 사랑하는 이의 죽음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것은 너무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거짓말이면 좋겠다"는 반응이 쏟아졌고, 요즘 세상이 '돈, 돈, 돈' 노래를 부르는 시대가 됐기에 있을 법한 일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실제 '보험금'을 노리고 의도적으로 사람에게 접근하는 이들도 많다. 특히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 혹은 남편까지 죽이는 범죄자도 심심치 않게 나오는 시대.

그만큼 '돈'이 생명의 가치를, 사랑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시대가 됐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시대가 그렇다고 해도 위 사례는 충격적이다. 시한부 인생의 여자친구가 결혼하면 '로맨티시스트'처럼 보여서 좋다는 사람이 정상은 아닐 것이다.

'사탄'도 자괴감을 느낄 이러한 글이 올라오는 세태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인간성을 상실하지 않기 위한 각자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뉴스팀 ne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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