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과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은 국회 내 대표적인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통한다. 두 의원의 유튜브 활동은 단순히 의정활동을 알리는 ‘기록저장소’에 그치지 않는다. 독특한 콘셉트의 콘텐츠를 앞세워 준방송국 수준의 1인미디어로 거듭나는 중이다. 금 의원은 다양한 사람이 어울리는 ‘소셜 정치 미디어’를 앞세워서, 전 의원은 보수우파 목소리를 쉽고 선명하게 전달하는 내용을 올려 채널을 키웠다.
금 의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인 ‘금태섭TV’를 만든 것은 2016년 2월이다. 최근 올라온 금태섭TV 소재는 국정감사가 무엇이고 왜 중요한지, 검찰개혁은 왜 해야 하는지에 관한 짧은 영상물이다. 다른 의원이 발의한 법안도 금태섭TV ‘이주의 법안’ 코너의 단골 아이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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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
금 의원실 조현욱 보좌관은 24일 “금태섭TV에는 금태섭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금 의원 이름을 빌릴 뿐 어떤 내용을 만들지는 보좌진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언론사로 비교하면 경영과 편집권이 철저히 분리된 셈이다. 금 의원이 주인이라면 의원실 관계자들이 기자이자 프로듀서(PD)이다. 금 의원은 어떤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갔는지 사전에 대부분 알지 못한다.
금 의원은 자율이 창의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통화에서 “의원이 관여하기 시작하면 보도자료를 영상으로 만드는 정도에 그친다”며 “젊은 세대가 자유롭게 꾸미도록 전적으로 자율권을 주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책임은 금 의원이 진다. 그는 “보좌진이 만들었다고 해서 나 몰라라 하지 않는다”며 “혹시 문제가 생기면 전적으로 제가 책임진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페이스북에 한다. 장기적으로 보면 유튜브 채널은 여러 사람이 참여하는 하나의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전 의원은 여의도에 입성(2016년 4월)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전희경과 자유의 힘’ 채널을 개설했다. 구독자는 2만명에 육박하고 총조회 수는 408만회를 찍을 정도로 보수 진영 시민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전 의원은 “국회에 들어오기 전부터 우파적 활동에 대한 많은 오해가 있었다”며 “이런 오해를 불식시키려면 쉽고 접근성을 높이면서 자주 다양하게 이야기를 전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판단이 들어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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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 |
전 의원은 지난 1년간 한국당 대변인을 맡았다. 그때 당내 홍보국과 내놓은 영상브리핑 등이 인기를 얻어 팬층을 확보했다. 그는 “처음에 당 방송을 맡을 때 소질이 없는 것 같아서 주저했는데 결과적으로 잘한 선택이었다”며 “아무리 작은 메시지라도 정치인의 발언은 국민에게 많이 알릴 의무가 있다. 그들이 듣고 싶어하는 마음이 생기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유튜브를 기록보관용으로 시작했다가 영역을 넓힌 경우다. 그는 “처음에는 기록을 남겨 놓자는 마음에 시작했는데 정치인은 모두 미디어가 될 수밖에 없는 시대가 됐다”며 “지금은 당 대변인이 아니어서 공식 논평이나 브리핑은 없지만 개인 차원에서 신문 사설처럼 현안에 대해 브리핑을 꾸준히 올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