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8-25 22:52:06
기사수정 2018-08-25 22:52:06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544호와 546호. 이 두 방은 햇볕이 잘 들지 않고 바깥 전망도 제한적이어서 어린 초선에게 배정되곤 한다. 544호는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서울 은평갑)실이고 546호는 민주당 김해영 의원(부산 연제)실이다. 초선이자 40대. 최고위원이 되기에 상대적으로 약점이 될 수 있는 조건을 박주민 의원과 김해영 의원이 보란듯이 넘겼다.
민주당 새 지도부에 40대 초선 2명이 함께 진입했다. 박주민 의원과 김해영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특히 박 의원은 1위로 최고위원에 당선돼 당내 입지를 확고히 구축하게 됐다. 박 의원은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 최고위원 경선에서 21.28%의 득표율을 얻어 1위를 차지했다. 김 의원은 12.28% 4위로 지도부에 들어갔다.
‘거리의 변호사'로 불리는 박 의원은 대원외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나와 사법시험(45회)에 합격했다. 2006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변호사 활동을 시작했고, 2012년부터 4년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사무차장을 지냈다. 이후 여의도 입성 전까지 10여년간 약자들의 편에서 온갖 법률소송을 대리하며 인권변호사로 커왔다.
2015년부터는 참여연대 집행위원회 부위원장도 지냈다. 그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계기는 세월호 피해자 가족협의회 법률대리인을 맡으면서부터다. 세월호 피해자들을 대변하면서 그는 ‘세월호 변호사‘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 밖에도 용산 참사, 밀양 송전탑,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평택 쌍용차 정리해고 등 갈등의 현장마다 중심에서 힘없는 피해자들의 곁을 지켰다. 이번 경선에서도 그는 ‘힘없는 자들의 힘이 되겠습니다’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여기저기 뛰어다녔지만 여러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는데 한계를 느껴 문재인 대통령 권유로 정계에 입문했다. 당내에서는 계파에 몸 담기 보다는 안민석 의원과 함께 ‘뭉쳐야 뜬다’라는 제목으로 전국에 강연을 다니며 호응을 얻었다.
민주당에 험지로 분류되는 부산 연제구에서 당선된 김 의원은 20대 국회 당내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민주당 청년당원의 대변인으로 불린다. 부산대 법대 출신으로 사법시험 합격 이후 사법연수원 노동법학회 회장을 거치면서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대표변호사로 있던 법무법인 부산에서 시보 생활을 하며 그와 인연을 맺었다. 정치에 입문하게 된 것도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대선 캠프에 참여하면서부터다. 2016년 총선에서 장관 출신 재선의원이었던 새누리당 김희정 전 의원을 꺾어 화제를 모았다. 20대 국회 최연소 지역구 국회의원이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가난한 가정형편에 고모 집에서 자란 성장 배경, 고교시절 꼴찌 성적표에 직업반에서 미용기술을 배운 일화, 선친의 항암치료 병시중과 사법고시를 병행한 소위 '흙수저 스토리'는 잘 알려진 이야기다. 여의도 입성 후 당 청년위원장 직무대행 등을 거치면서 청년정치인을 대변하고자 노력했다. 이번 선거기간 대의원이 다수 포진한 의원회관 각 의원실을 수차례 들러 인사하며 한표를 호소했고 그 정성이 투표인단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형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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