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8-26 19:27:36
기사수정 2018-08-26 19:27:36
본인은 흉기로 자해… 경찰 수사 / “검도관 폐업 준비… 생활고 호소”
충북 옥천에서 40대 가장이 부인과 세 딸을 살해한 뒤 자해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1시53분 옥천군의 A(42)씨 아파트에서 A씨의 아내 B씨와 세 딸 등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흉기로 자해해 피를 흘리던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목숨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119구급대는 “빨리 와 달라”는 B씨 여동생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장을 확인했다. 당시 B씨는 아파트 안방에서, 7·9·10살 세 딸은 작은 방에서 별다른 외상 없이 입가에 거품이 묻어 있는 채로 숨져 있었다. 시신은 이불로 덮여 있었으며 주변에는 수면제 성분의 흰색 알약과 약봉지가 놓여 있었다.
A씨의 아내 B씨는 전날 아이들과 함께 이 여동생의 집에 찾아가 생활이 어렵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여동생은 이날 언니를 위로하려고 A씨의 집을 찾았다가 현장을 목격해 신고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A씨는 “채무 때문에 부인과 세 딸을 살해하고 죽으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경찰은 전했다.
이웃 주민들에 따르면 검도관을 운영해온 A씨는 빚에 시달렸으며 일주일 전부터 검도관 폐업을 준비 중이었다. A씨는 2012년 128.7㎡인 아파트를 매입했는데 현재 제2금융권 등에 2억5000만원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와 맞먹는 금액이다.
경찰은 A씨가 치료를 받는 대로 신병처리하고, 숨진 B씨와 세 딸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27일 부검한다.
옥천=김을지 기자 e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