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8-29 20:01:24
기사수정 2018-08-30 00:36:25
광화문서 최저임금 궐기대회 / “소득주도 성장, 소상공인 죽여… 노동계 목소리만 귀 기울이고 최저임금 2년 만에 29% 올려”
“소상공인 생존권 위협하는 최저임금 개편하라!”
문재인정부의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에 반발하는 소상공인연합회가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전국에서 모인 주최 측 추산 3만여명의 소상공인은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소상공인연합회 등 3개 단체가 연합한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는 집회에서 “노동계의 목소리에만 귀 기울이는 정부가 소상공인을 궤멸시키고 있다”며 “정부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 대란’과 ‘고용참사’가 빚어졌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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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소상공인생존권운동연대 주최로 열린 `소상공인 총궐기의 날` 범국민 대회에서 소상공인들이 최저임금 제도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소상공인들이 오늘 하루 장사를 접고 광화문광장에 모인 것은 2년 만에 29% 오른 최저임금이 소상공인들의 생존을 위협하기 때문”이라며 “소상공인의 목소리는 외면한 채 노동자 위원들과 일방적으로 정한 내년도 최저임금은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금의 상황을 ‘기울어진 운동장’에 빗대며 “정부가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급여를 지급하는 주체인 소상공인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연합회 소속 단체장들은 정부를 거칠게 비판했다. 제갈창균 한국외식업중앙회 회장은 “저임금 근로자를 위한 최저임금 인상이 영세 자영업자를 궤멸시키고 있다”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생존권이 보장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미래는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영희 대한미용사회중앙회 회장도 “소득주도성장은 골목상권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소상공인만 죽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상공인들은 집회를 마치고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빗속에서 청와대 앞 분수대까지 행진했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김성태 원내대표 등 야당 인사 50여명도 집회에 참석했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비판에도 정부·여당은 노선 변화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전날 소상공인 단체와의 간담회에서 “현재 서민경제의 어려움은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 아니다”며 “현재 서민경제의 어려움을 최저임금 인상과 연계시키는 주장이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소상공인들은 정부가 현장 목소리에 귀를 아예 닫고 있다고 비판한다. 김대준 소상공인연합회 사무총장은 “정부는 통계를 왜곡해 가며 소득주도성장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소상공인을 외면하고 노동계의 목소리에만 귀 기울이는 정책은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