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8-31 10:47:46
기사수정 2018-08-31 10:55:15
BBK 전 대표 김경준(52)씨 외에도 “이명박 전 대통령이 BBK의 실질적인 최고 경영자였다”고 BBK 전 직원이 2007년쯤 법정에서 진술한 사실이 31일 새롭게 드러났다.
이 전 대통령의 BBK 실소유 의혹 등을 제기했던 김씨는 BBK 전 부장 이모씨의 서울중앙지법 증인신문조서를 공개하며 자신의 주장을 거듭 펼쳤다.
김씨는 최근 법무부 등에 의해 한국 입국금지 해제신청이 최종적으로 거부됐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재차 입국 허가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법률 대리인 등을 통해 한국에 들어온다면 BBK 의혹 등 이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수사기관에서 진술할 의지가 있다고 밝혀왔다.
◆BBK 직원 “실질적 최고경영자는 이명박...김백준, 김경준 통해 업무지시”
김씨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명박의 검찰 법무부 머슴들이 제 입국을 막는 이유들이 아래 내용들 때문 아닐까요?”라고 질문을 던지며 두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은 서울지방법원에 출석해 진술을 한 BBK 전 부장 이모씨의 증인신문조서다.
김씨가 공개한 사건번호 ‘2007고합 1408’의 서울중앙지법의 제8차 증인신문조서 등에 따르면 2000년 11월부터 2001년 10월 BBK에서 근무한 이모씨는 ‘당시에 실질적인 최고경영자는 이명박이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이명박이 (2007년) 3월경까지 나왔기 때문에 그사이에 중요한 건들은 다 보고가 됐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씨는 이어 ‘이명박이 출근하는 한 이명박이 최고경영자였고, 그 밑에 김백준, 피고인 김경준이 있었고 그 아래로 이사들이 있었나’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했다.
그는 특히 ‘이명박은 김백준, 피고인 김경준을 통해서 주로 업무지시를 했나’라고 이어진 질문에도 “예”라고 짧게 답했다.
◆김경준 “이씨의 법정증언은 내 진술의 신빙성 입증 의미”
김씨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위 진술은 제 진술의 신빙성을 입증한다고 보아야 한다. 최소한, 정황 증거마저 전혀 없다는 검찰의 주장은 엉터리”라며 “이런 진술 증거들이 있음에도 검찰은 ‘이명박이 BBK의 실질적인 최고경영자였다는 진술은 김경준의 진술뿐이라는 거짓을 계속하면서’ 국민들이 잊어버렸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금 이명박 재판은 BBK에 관한 것이 아니다!”며 “법무부는 모든 사실을 숨긴 김** BBK 검사란 자를 대구지검장으로 영전했고, 이명박이는 ‘당뇨’를 이유에 국민 세금으로 병원 특실에서 잘 지낸다”고 탄식했다.
◆“내 입국은 공익에 부합” 재차 입국 허가 호소
김씨는 앞서 지난 30일 국내 법률대리인을 통해 발표한 호소문을 통해 법무부에 입국 허가를 재차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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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준씨가 공개한 BBK 전 부장 이모씨의 증인신문조서. 김씨 페이스북 |
김씨는 입장문에서 “법무부는 (입국) 불허가 사유를 밝히고 입장을 전환해 입국을 허가해줄 것을 호소한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 범죄에 관여한 사실과 정황에 대한 입증뿐 아니라 모든 혐의를 ‘단독으로 한 것으로’ 인정되도록 강요받았던 불과 10년 전 역사를 밝히는 것은 대한민국 앞날을 위해서도 너무도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본인의 입국은 한국에 어떤 위험도 초래할 가능성이 없고 오히려 공익에 부합한다”며 법무부에 입국허가를 재차 호소했다.
그는 앞서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의 글 ‘법무부- 저의 입국 신청 최종 거절!’에서 “거의 4개월을 질질 끌더니...문서도 없이 그냥 거절한다는 메시지 딸랑 한 개”라고 법무부가 자신의 입국신청 요청을 최종적으로 거절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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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준씨가 공개한 BBK 전 부장 이모씨의 증인신문조서. 김씨 페이스북 |
김씨는 BBK 사건과 관련해 2009년 징역 8년과 벌금 100억원이 확정됐고, 벌금을 내지 못해 형 만료 후 노역까지 마친 다음 2017년 3월 28일 출소했으며 같은 날 강제추방 형태로 미국으로 떠났다. 출입국관리법 46조는 5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받고 석방된 사람을 강제퇴거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김지연 기자
delay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