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9-04 19:27:05
기사수정 2018-09-04 23:12:45
교섭단체대표 연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우리 모두 힘을 합쳐 ‘대전환의 계곡’을 넘어가자”고 역설했다. 새로운 시대를 위해 포용적 성장, 적폐 청산, 한반도 평화 등에서의 국회 노력이 필요하다는 차원이었다. 야당들은 국정과제 밀어붙이기 일색이었다고 평가절하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내년은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으로 새로운 시대를 향한 대전환이 필요하다”며 “국민소득 4만달러의 포용적 성장시대로 나아가자”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미국의 정치학자 애덤 셰보르스키는 어떤 사회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과정에서 사회·경제적 비용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현상을 ‘전환의 계곡’이라고 설명했다”며 “대한민국이 나라다운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한동안 견뎌내야 할 고통스러운 전환기를 지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새로운 경제번영을 위한 성장동력 마련 △소상공인 어려움 해소 등 사회통합 △적폐청산 및 불공정 사회질서 해소 △균형발전 및 자치분권 △한반도 평화경제시대 확대 등을 우리 사회가 해소해야 할 5가지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다섯 과제 중에서 핵심은 역시 경제”라며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로 4만달러시대를 열겠다. 여기에 한반도 평화경제 모델이 더해지면 우리 현실에 맞고 독창적이며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이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아래)가 4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
민주당 이 대표 연설에 대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당 신보라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생과 동떨어지고 희망이 부재한, 그저 청와대와 민주당의 국정과제 밀어붙이기 일색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내년을 건국 100주년으로 규정해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했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도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아니라 국정연설에 가까워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며 “입만 뻥긋하는 협치”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의 이날 연설은 2012년 9월5일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통합당 대표연설 이후 6년 만이다. 이 대표는 당시 “이명박·새누리당 정권 연장으로는 국민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이룰 수 없다”며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을 비판했다. 그는 이번에는 “(20대) 국회는 국민을 위한 협치를 최우선의 가치로 둬야 한다”며 ‘5당 대표 회동’을 재차 제안하는 등 한층 부드러워진 분위기였다.
이 대표의 이날 연설은 최근 여권의 ‘소통·홍보’ 강화와 일맥상통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날 저녁 방송과 인터뷰에서 소득주도성장이나 부동산 규제책과 같은 최근 문재인정부 경제정책 홍보에 적극 나섰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언론에 ‘지속적 성희롱의 경범죄화 제안’이라는 기고문을 냈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번 방북 특사단의 역할과 관련한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결산소위는 이날부터 2017년도 결산안 심사에 돌입했다. 한국당 등 야당이 첫날부터 청와대·국가정보원 결산안에 대해 추가 자료를 요구하면서 한때 파행을 빚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