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9-10 18:49:35
기사수정 2018-09-17 10:22:02
다시 힘받는 폼페이오 4차 방북… 무르익는 北·美대화 / 비핵화 협상 재점화 / 核 뺀 9·9절에 트럼프 “땡큐, 김정은” / 美서도 “비핵화 신호 보낸 것” 긍정적 /‘핵신고 약속 → 종전선언 → 사찰이행’ / 金위원장, 친서 통해 트럼프에 제안 / 정상회담 끝난 뒤 방북 가능성 커져 / “김정은, 비핵화 조치 美반응 기다려" / 러 언론 訪北 러 상원의장 인용 보도
북한과 미국이 교착 상태에 빠졌던 북핵 협상 재개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서면서 오는 18∼20일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직후에 마이크 폼페이오(사진)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추진될 전망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데 이어 정권수립 70주년 기념일 열병식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동원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의 친서가 긍정적일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고, 북한의 열병식에 대해서도 매우 긍정적이라며 김 위원장에게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김 위원장은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끝난 지 3개월 만에 북·미관계가 정상회담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사태를 막으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손을 내밀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의 손을 덥석 잡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ICBM 없는 열병식에 트위터를 통해 “이것은 북한의 매우 크고 긍정적인 성명”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고맙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전문가들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핵화에 대한 약속을 보여주기 위해 핵미사일을 제외한 것으로 믿고 있다”고 보도한 폭스뉴스를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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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10일 게재된 사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리잔수(栗戰書)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전날 정권수립 70주년 열병식을 관람하는 모습. |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통상적으로 보여왔던 핵미사일 없이 정권수립 70주년을 축하하는 열병식을 거행했다”며 “그 주제가 평화와 경제개발이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해 “우리 둘은 모두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할 것”이라며 “서로 좋아하는 두 사람의 좋은 대화처럼 좋은 것은 없고, 내가 취임하기 전보다 훨씬 좋다”고 김 위원장 및 북측과의 대화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정상회담 이후 북·미 간 후속 협상에서 별다른 진전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 결정을 내렸다. 북한은 핵·미사일 시설 리스트 제공 등 미국 측의 요구에 선뜻 응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북·미 고위급 회담 재개를 통해 정면 돌파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미 언론과 한반도 전문가들도 김 위원장이 이번 9·9절 열병식으로 전한 대외 메시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국의 CNBC 방송은 “북한이 열병식에서 미사일을 뺀 것은 비핵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북한이 ICBM을 뺀 것은 미국과의 협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러시아 리아(RIA) 통신은 9·9절 열병식 참석차 방북한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의장을 인용해 김 국무위원장이 비핵화를 위한 어떠한 일방적 조치도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대신 자신이 이미 취한 조치에 대한 미국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언급할 때 예의 바르고 외교적이었다고 마트비옌코 의장은 평가했다. 그는 또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진 의무에 따라 진행하고 있는 조치를 고려할 때, 러시아가 대북 제재 완화를 위해 노력해줄 것으로 김 국무위원장이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트비옌코는 “그는(김 위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초청에 응할 의사가 있으며, 조만간 미루지 않고 푸틴 대통령 일정에 따라 러시아를 방문할 준비가 돼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나는 올해 안에 방문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비핵화 협상 교착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에 보낸 메시지에서 ‘핵시설 신고·사찰 약속→종전선언→신고·사찰 이행’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가시적 비핵화 조치를 먼저 하라는 트럼프 행정부와 종전선언 우선을 앞세워온 북 당국 간의 입장차를 좁힐 돌파구가 열릴지 주목된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통화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간 긴밀히 조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박성준·정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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