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9-11 21:25:35
기사수정 2018-09-11 21:25:35
KBS1 ‘역사저널 그날’ 만드는 이익주 교수·김형운 PD
“‘역사는 승자의 이야기’라는 말이 있지만,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하는 게 우리의 일입니다. 승자가 역사를 자신의 이야기로만 기록하면, 역사왜곡이 일어납니다. 모든 역사에는 기본적인 사실이 있고,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을 뿐, 결코 왜곡해서는 안 됩니다. 근현대사에도 사실이 존재합니다. 저희는 그 사실을 따라 충실히 프로그램을 만들면 됩니다.”
지난 6일 서울 종로의 한 출판사에서 만난 이익주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와 김형운 PD는 역사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특히 이 교수는 “(근현대사가) 민감하다고 해서 회피해서는 안 된다”며 “사실에 충실하면 (근현대사에 대해) 여러 가지 입장(해석)이 있더라도 (의견)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KBS1 대표 역사 시사 프로그램 ‘역사저널 그날’에 고정 출연 중이다. 김 PD는 ‘역사저널 그날’을 총괄 감독하고 있다. ‘역사저널 그날’은 우리 역사의 커다란 물줄기가 바뀐 결정적인 하루를 중심으로 역사에 대해 알아보는 교양과 재미를 갖춘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이다. 2013년 10월 26일 ‘정조?죄인의 아들, 왕이 되다’ 편을 시작으로 5년 가까이 186회 방송을 통해 고대부터 조선시대까지 한국사를 통사로 담아왔다. 지난 9일에 방송한 ‘흥선군 이하응! 아들을 왕위에 올린 날’과 16일 방영 예정인 ‘누가 대원군 아버지의 무덤을 노렸나’를 시작으로 근현대사를 본격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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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역사저널 그날’이 지난 9일 ‘흥선군 이하응! 아들을 왕위에 올린 날’을 시작으로 한국 근현대사에 대해 카메라를 들이댄다.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이익주 교수(오른쪽)와 총괄 감독하는 김형운 PD는 “(근현대사는) 민감한 부분이 있지만, 회피해서는 안 된다”며 “사실에 충실하게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상윤 기자 |
“그동안 고대부터 조선까지 다뤘습니다. 자연스럽게 근대로 넘어가는 시점입니다. ‘근대’가 언제부터인지 다소 의견 충돌이 있었지만, 대부분 ‘개항’을 근대의 시작으로 봤습니다. ‘역사저널 그날’에서는 근대사의 첫편으로 흥선대원군을 정했습니다. 흥선대원군 시기의 개혁과 척사를 근대사로 넘어가기 위한 준비단계로 여겨 다룰 예정입니다.”(김 PD)
이 교수도 이야기를 보탰다. 그는 “대원군이 근대사의 시작이라고 단정하기 어렵지만, 그를 이해해야 개항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다”며 “대원군은 전근대와 근대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에서는 그동안 근현대사를 다루는 것을 꺼렸다. 열면 안 되는 ‘판도라의 상자’와 같았다. 근현대사는 길게는 150여년, 짧게는 수년 전의 일이다. 어떤 이에게는 옛날이야기이지만, 또 다른 이에게는 현재 진행 중인 가족과 지인의 이야기다. 이 교수와 김 PD는 “민감한 것이기는 하지만 꼭 다뤄야 하는 역사”라고 강조하면서도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사실 확인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우선 저와 외부전문가 한 분, PD, 작가가 모여서 아이템을 선정합니다. 그리고 다른 전문가들에게 문의해 자료를 모읍니다. 작가는 자료를 토대로 대본을 쓰고, 저와 외부전문가가 검토합니다. 녹화가 끝난 뒤에도 저와 외부전문가가 다시 확인합니다. 패널들이 말한 것에도 근거가 있는 사실인지 검토합니다.”(이 교수)
제작진은 패널들의 말은 물론이고 화면에 띄울 자막까지 확인한다. 특히 잘못된 한자가 삽입돼 있거나 연도에 들어가는 숫자가 틀리는지 샅샅이 확인한다. 김 PD는 “역사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적이 있는데, 연도에 숫자가 하나 잘못 적혀 많은 욕을 먹었다”며 “사소한 것이지만 틀리면 사실이 아니라 허구가 되기 때문에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역사저널 그날’은 이번에 패널을 일부 바꾸었다. 최원정 아나운서와 이 교수는 그대로 출연한다. 방송인 이윤석과 시인 류근이 다시 돌아왔다. 여기에 심용환 역사작가가 새롭게 합류했다.
“새로운 진용을 갖추어 기존과 다른 시선으로 역사를 바라볼 예정입니다. 역사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과 조금 알고 있는 분들, 그리고 잘 알고 계신 분들을 위해 패널에도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더 쉬우면서도 두 배로 재미있는 ‘역사저널 그날’이 될 것입니다.”(김 PD)
이복진 기자 b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