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9-12 07:05:00
기사수정 2018-09-12 07:53:37
[스토리세계-의료인 윤리실종②] 현직 의사 윤리교육의 필요성
대리수술, 수술실 성희롱, 해부용 시체(카데바) 인증사진 사건….
윤리와 책임이 강조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잊은 의료인들의 실종된 윤리의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의료계에서도 의과 대학의 윤리교육뿐만 아니라 의사 면허 취득 후에도 의료윤리교육이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유상호 한양대 의과대학 교수 등은 지난해 대한의사협회지에 발표한 논문 ‘면허 취득 후 의료윤리교육’에서 의사 의료윤리교육은 의사가 되기 전부터 의사가 된 후까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특히 현직 의사를 대상으로 한 의료윤리교육은 의료현장의 복잡성과 맥락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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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받은 해부용 시체(둥근 원)를 앞에 놓고 웃는 모습으로 인증사진을 찍고 있는 의사들. SNS 캡처 |
◆“의사 되기 전부터 의사 된 후에도 윤리교육은 필수”
유 교수 등은 논문에서 “의사를 대상으로 한 의료윤리교육은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의사가 되기 전 교육과정에서부터 의사가 된 이후의 임상 활동 시기에도 지속적으로 실시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의사에게 요구되는 전문적인 능력과 소양은 단순히 임상 능력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직업적 가치관 또한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요소”라며 “특히 생명을 다루는 의사의 직업관에는 윤리성이 반드시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환자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책무는 개개의 의사에게 요구될 뿐 아니라 의사단체에도 요구된다”며 “의사단체는 회원 의사들이 능력을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관리해야 할 책무를 진다”고 설명했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에게 윤리성은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이기 때문에 의사가 되기 전부터 의사가 된 이후까지 관련 교육이 꾸준히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직의사 윤리교육은 현장성 담아야”
이들은 현직 의사를 대상으로 한 의료윤리교육의 경우 의료현장의 복잡성과 맥락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직 의사들은 매일 의료현장에서 환자를 진료하거나 업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의료윤리교육이 의료현장에서 실제 환자의 사례를 가지고 이루어진다면 가장 적합하면서도 효율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는 거다.
유 교수 등은 논문에서 “의학교육의 가장 고전적이면서 일반적인 형태가 바로 환자나 환자 사례를 대상으로 특정 주제에 대해 교수나 선배 의사가 교육을 시행하는 것”이라며 “이런 방식을 의료윤리교육에 적용한다면 의료윤리 문제가 갖고 있는 개별성과 특수성에도 매우 적합할 뿐 아니라 교수나 선배 의사의 도제식 교육을 통해 의료윤리 세부역량을 함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선에 가장 가까운 방법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지 관찰자로서 의료윤리를 보는 것이 아니고 행위자로서 행위를 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유 교수 등은 논문에서 “의료윤리교육의 기획과 실행이란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교육자의 수급일 것”이라며 “이와 같은 교육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의료계 전체가 의료윤리에 대한 중요성을 이해하고, 교육자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주어야 하며, 교육자 양성에도 전폭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지연 기자 delay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