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변호사들 "국가 법률구조 확대 우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의 젊은 변호사들은 법조직역 확대와 법률시장에서 차지하는 국가 부문 축소를 가장 원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현재 법률시장이 변호사 증가, 경기불황 등으로 날로 격화하는 경쟁 일로에 있는 가운데 젊은 법조인들의 목소리가 변호사단체 집행부에 얼마나 반영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법조인협회(회장 김정욱 변호사)는 18일 회원 3000여명을 대상으로 ‘대한변호사협회 및 서울지방변호사회 차기 회장에게 바라는 바를 묻다’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한법협은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모임이다. 설문조사는 지난 5∼17일 온라인으로 실시되었으며 한법협 전체 회원 3000여명 중 502명이 응답해 18%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청년 변호사들은 “변협 및 서울변호사회 회장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이냐”(복수응답 가능)는 물음에 ‘법조직역 확대’(53.8%), ‘국가 법률구조 문제’(48%) 순으로 답했다. 다음으로 “법조직역 확대를 위해 변협 및 서울변호사회 회장이 가장 시급히 진행해야 할 문제는 무엇이냐”(복수응답 가능)는 질문에는 ‘대한법률구조공단과 정부법무공단 등 국가 영역의 지나친 확대 자제’(64.3%)를 가장 필요한 사안으로 꼽았다.

법무부 산하 공공기관인 법률구조공단은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국민에게 무료 법률구조 서비스를 제공한다. 역시 법무부 산하기관인 정부법무공단은 정부부처나 공공기관이 법원, 헌법재판소 등에서 수행하는 소송를 전담해서 대리한다.

젊은 변호사들은 법률구조공단의 무료 법률구조 확대가 가뜩이나 위축된 법률시장의 축소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부처나 공공기관과 관련된 사건 상당수를 정부법무공단이 수임하는 현실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리걸테크 기업의 변호사 동업 허용 등을 목표로 국회에서 추진 중인 변호사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전면 반대한다”(70.9%)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동업은 반대하나 리걸테크 도입은 찬성한다”(26.3%)는 의견이 두번째로 우세했다.

변협과 서울변호사회 회장의 피선거권 제한을 전면 폐지하거나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선 전체 응답자의 압도적 다수인 96.8%가 “찬성한다”고 밝혔다. 특히 피선거권 제한의 전면 폐지를 주장한 변호사가 67.1%로 나타났다.

현재 변협회장은 법조경력 15년 이상인 변호사로 자격을 제한하고 있다. 또 전국 지방변호사회들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고 회원도 많은 서울변호사회의 경우 법조경력 10년 이상을 자격으로 요구한다.

한법협 관계자는 이번 설문조사에 대해 “청년 변호사들 다수가 현재 법조직역 문제, 법률구조공단 영역 확대에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으며, 변호사단체의 피선거권 제한에 있어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큰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리걸테크 기업의 변호사 동업 허용에 전면 반대가 70%에 달한 점에 대해선 “변호사단체가 나서 국회 논의 단계에서 이를 저지해야 하며, 최소한 변호사가 법률사무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