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9-20 14:10:41
기사수정 2018-09-20 14:10:40
백두대간 중심이자 ‘장수가야’ 핵심지인 전북 장수에서 또다시 금제 귀걸이와 철제 고리칼 등 유물이 다량 출토됐다.
20일 장수군에 따르면 천천면 삼고리 고분군에 대해 발굴조사를 벌여 금으로 만든 장식 귀걸이와 쇠로 만든 큰칼 등 가야계 토기·철기류 130여 점의 유물을 다량 발견했다. 금제귀걸이는 원형의 장식이 달린 것으로 백두대간 서쪽지역에서 처음으로 출토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철제 고리칼의 손잡이 끝장식 형태가 오각형을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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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장수군 천천면 삼고리 가야 고분군 석곽묘에서 발견된 철제 고리칼. 장수군 제공 |
무덤군에서는 수혈식석곽묘(竪穴式石槨墓) 11기와 토광묘(土壙墓) 12기도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고분군 조사를 통해 추가적으로 확인한 고분 7기 중 3기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2호분에는 2기의 석곽묘가 나란히 축조됐다. 이 중 1호 석곽묘에서는 금제 귀걸이와 옥 등 장신구, 가락바퀴를 출토했고, 2호 석곽묘에서는 철제 고리칼, 쇠화살촉, 쇠낫 등 무기류와 재갈 등 마구류가 나왔다. 한 봉분에 여성과 남성의 무덤을 함께 만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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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장수군 상고리 가야 고분군에서 발견된 금제 귀걸이. 장수군 제공 |
3호분에서는 석곽묘 7기와 토광묘 11기가 조사됐다. 장수가야를 기반으로 하는 재지계(在地系)에 대가야와 소가야, 신라계 양식 등의토기가 함께 부장돼 당시 장수가야가 주변 세력과 활달하게 교류했음을 엿보게 했다.
발굴에서는 한 봉분에 수혈식석곽묘를 중심으로 그 주변에 토광묘를 배장한 장법 형태를 최초로 확인했다. 함께 출토한 유물과 비교해 볼 때 주변 지역 여러 세력들과 교류관계가 있었음을 인식시켜주는 귀중한 자료라는 게 발굴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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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문화유산연구원이 19일 전북 장수군 천천면 삼고리 고분군에서 발굴조사 현장 설명회를 갖고 있다. 장수군 제공 |
발굴조사를 담당한 전주문화유산연구원 관계자는 “발굴조사가 이뤄진 3기의 무덤 외에도 주변에 봉토가 남아있는 큰 무덤들이 추가로 분포하고 있어 추후 발굴조사가 이뤄지면 더 많은 장수지역 가야문화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영수 장수군수는 “이번 발굴은 가야사의 중심에 장수가야가 한 발짝 다가서는 계기가 됐다”며 “지속적인 유물 발굴과 사적 고증을 통해 문헌이 미비한 장수가야의 옛 이름을 찾는데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화재청 매장문화재 긴급 발굴 대상사업으로 진행한 이번 발굴조사는 지난 6월부터 착수해 이달말 마무리할 예정이다.
장수=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