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맞잡은 남북정상…다시 속도 내는 北·美대화

美 “빈·뉴욕서 비핵화 동시 협상하자” / 폼페이오 “北과 즉시 대화 착수…2021년 1월까지 비핵화 완성…南北 성공적인 평양 회담 축하” / 24일 뉴욕서 韓·美 정상회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2021년 1월) 내 비핵화 완성을 목표로 북·미 간 근본적 관계 전환을 위한 협상에 즉시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유엔총회가 열리는 뉴욕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의 회담을 추진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북한 측과 협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이 3차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뉴욕과 빈에서 재개되면서 새로운 동력을 얻게 될지 주목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평양에서의 성공적 회담 결과에 대해 축하의 뜻을 전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미국과 IAEA 사찰단의 참관 아래 영변의 모든 시설을 영구히 해체하는 것을 포함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재확인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향한 조치 차원에서 이미 발표했던 대로 동창리 미사일시험장을 미국과 국제적 사찰단의 참관 속에서 영구 폐기하는 작업을 완료하겠다는 결정을 한 데 대해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서 맞잡은 손을 들어 올리며 환하게 웃고 있다. 문 대통령 오른쪽에선 부인 김정숙 여사가, 김 위원장 왼쪽에선 부인 리설주가 손뼉을 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남북정상회담 3일째인 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천지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백두산 천지를 산책하던 중 천지 물을 물병에 담고 있다.
특히 FFVD는 김 위원장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 같은 중요한 약속들에 기반하여 미국은 북·미 관계를 전환하기 위한 협상에 즉각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아침 카운터파트인 리용호 외무상을 다음주 뉴욕에서 만나자고 초청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 대표자들에게 비건 특별대표와 빈에서 가능한 한 빨리 만날 것을 요청했다”고 소개했다. 비건 대표의 북측 협상 상대로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우선 꼽힌다. 북핵 실무 협상 사령탑이던 ‘성김-최선희’ 라인이 ‘비건-최선희’로 재정비될 것으로 예상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에 가동될 ‘빈 채널’과 관련해 “북·미 관계를 변화시키는 한편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협상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인 2021년 1월까지 비핵화를 완성한다는 시간표와 관련해서는, 김 위원장이 약속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박3일의 평양 일정을 마치고 백두산 방문을 위해 20일 오전 삼지연 공항에 도착,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 방문을 계기로 2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연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평양 남북정상회담 결과와 김정은 위원장과 논의한 비핵화 방안을 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박성준 기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