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10-03 18:24:15
기사수정 2018-10-03 18:24:15
금리 인상 맞물려 불안감 고조/1분기 DSR 0.2%P 올라 12.2%/ 2011년 사상 최고기록과 동률/ 고용 악화로 소득은 늘지 않고/ 투자감소 등 성장세 둔화 여파/ 소비 짓눌러 내수 위축 가능성/‘자칫 금융위기 초래’ 우려 높아
가계 빚이 소득이나 경제성장 속도보다도 더 빠르게 늘고 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최근 몇 년간 한국 가계처럼 빚이 늘어난 나라도 드물다. 경기 둔화와 금리인상과 맞물려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으로 한국 가계 부문의 DSR(Debt service ratios·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는 12.2%로, 전분기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DSR는 특정 기간에 갚아야 할 원리금이 가처분소득과 비교해 어느 정도인지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빚 상환 부담이 크다는 뜻이다.
한국 가계의 DSR는 1999∼2000년 8∼9%대였다가 서서히 상승, 2010년 말 12%대를 나타냈다. 2013년 이후 11%대로 다시 내려와 유지됐으나 지난해 3분기 다시 12%를 넘은 뒤 분기마다 0.1%포인트씩 높아지고 있다. 올해 1분기 DSR는 2011년 2∼4분기 기록한 사상 최고치(12.2%)와 같은 수준이다.
국가별로 기준이 다소 다르긴 하지만 한국의 DSR는 다른 국가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난 1분기 자료가 있는 17개국 가운데 한국은 6번째다. 네덜란드가 16.1%, 호주가 15.6% 수준이다. 일본(6.8%), 미국(8.2%), 영국(9.4%) 등은 우리보다 낮다. 최근 2년간 DSR가 높아진 8개국 중 한국의 DSR 상승폭이 1%포인트로 가장 크다.
가계부채 증가 속도는 경제 성장세와 비교해도 가파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6년 1분기 88.3%에서 지난 1분기 95.2%로 6.9%포인트 상승했다.
BIS가 집계한 43개 주요국 가운데 우리보다 상승폭이 큰 나라는 중국(9.3%포인트)밖에 없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3%포인트 올라 43개국 중 3번째였다.
|
|
대출금리 오르는데… 3일 서울 명동의 한 은행에 걸려 있는 개인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안내문 앞을 시민이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
가계 빚 관련 지표가 나빠지고 있는 것은 고용 악화 등으로 가계 소득은 늘지 않고, 투자 감소와 주력산업 부진 등으로 경제성장세도 둔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가계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은 2015년 3분기 이후 0∼1%대에 머물고 있다. 설비투자는 6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연초 3%에서 2.9%로 내린 데 이어 10월에도 하향조정이 예고돼 있다.
과도한 가계부채는 소비를 짓눌러 내수와 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는 위험요인이다. 금융위기의 뇌관이 될 수도 있다. 예상치 못한 문제가 터져 대출 연체가 많아지면 금융기관 부실로 이어진다. BIS 분석에 따르면 장기적으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포인트 상승하면 경제성장률은 0.1%포인트 하락한다.
김동원 고려대 초빙교수는 “가계부채 안에 자영업 대출이 많이 포함됐고 그중 상당수가 부동산에 투자돼 있으며 경기는 나빠지고 금리는 인상기라는 것이 문제”라며 “금융당국은 가계부채가 건전한 수준이라고 하지만 위기는 터질 때까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