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딧·8퍼센트·팝펀딩, 디지털금융협의회 발족… 둘로 나뉜 P2P 업계

개인신용대출 위주의 P2P(개인 간 거래) 업체들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단체가 정식으로 출범했다.

디지털금융협회 준비위원회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와 손잡고 디지털금융협의회를 발족했다고 5일 밝혔다.

디지털금융협의회의 운영위원장은 렌딧의 김성준 대표가 맡는다. 8퍼센트 이효진 대표, 팝펀딩 신현욱 대표가 뜻을 합쳤다.

앞서 지난 5월 렌딧, 8퍼센트, 팝펀딩 3개사는 P2P업계의 유일한 자율규제 단체인 한국P2P금융협회에서 나와 새로운 협회를 만들기 위한 준비위원회를 발족한 바 있다.

이는 최근 P2P 업계에서 투자자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 P2P금융협회 회원사 다수가 부동산대출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비중이 높아 신용대출 위주로 취급하는 렌딧 등의 업체와 공통된 자율규제를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기업협회 산하 조직으로 재탄생한 디지털금융협의회는 △P2P금융사의 대출 자산 신탁화 △위험 자산 대출 취급 규제 △투자자 예치금 및 대출자 상환금 분리보관 △회원사 외부감사 기준 강화 등의 자율규제안을 제시하고 있다.

김성준 렌딧 대표는 “협회의 규모를 키우기보다 강력한 자율규제안을 바탕으로 P2P금융산업을 건전하게 발전시키려는 의지가 확고한 회사들과 힘을 합칠 것”이라며 “국내 P2P금융산업에 대한 규제와 법제화에 참고가 될 수 있는 산업 발전의 방향성을 제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테라펀딩 등 대형 부동산 대출 업체가 중심이 된 P2P금융협회도 그동안 문제가 됐던 동일 차주 과다 대출 등을 막기 위한 여러 방안을 내놨다.

지난달 13일 P2P금융협회는 △분기별 대출채권 실사 및 연간 실태조사 △자금관리 시스템 강화 △동일차입자 대출한도 제한 △회원사 부도시 채권 매입추심업체 경쟁입찰을 통해 채권매각을 주관하는 방안 등을 담은 자율규제안을 발표했다.

P2P금융협회 전지선 부회장은 “기존 금융권이 시도하지 않던 중금리 대출 시장을 개척하여 국민 경제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온 협회 회원사의 의지가 빛을 볼 수 있도록 더욱 강력한 자정작용을 통해 투자자 신뢰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P2P업계가 부동산대출과 신용대출 중심으로 갈라져 세분화된 자율규제를 적용하면서 업계 재편과 옥석가리기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P2P금융협회와 디지털금융협의회가 각자의 영역에서 특화된 규제에 집중한 것으로 본다”며 “P2P금융산업이 급속히 발전하는 초기 단계인 만큼 다양한 의견들이 논의되는 것이 건전한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