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10-14 21:03:07
기사수정 2018-10-14 21:03:07
16일 파나마전 선발카드 주목 / 물 오른 골 결정력 과시 황의조 / 우루과이전 득점포 가동 눈도장 / 190㎝ 장신에 스피드 갖춘 석현준 / 공·수 활용범위 넓어 원톱 물망
“자신감이 크다. 대표팀 생활을 기분 좋게 하고 있다.” (황의조)
“출전 기회를 받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석현준)
온도차가 큰 승리 소감만큼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의 머릿속도 복잡하다. 한국 축구는 오랫동안 ‘대형 원톱 공격수’ 부재에 시달려왔다. 4-3-3 또는 4-2-3-1을 주 전술로 사용해온 대표팀은 2010년대 들어 이동국(전북)-박주영(FC서울) 정도를 제외하고 최전방에서 확실한 해결사를 찾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골 결정력은 물론이고 전술을 극대화하는 데 애로사항이 많았다. 그러나 지난 12일 우루과이와의 친선전에서 선발로 나온 황의조(26·감바 오사카)와 후반 교체 투입된 석현준(27·랭스)이 나란히 경쟁력을 입증하면서 일약 원톱 르네상스가 열렸다. 여기에 부상으로 10월 평가전에 나서지 못한 지동원(27·아우크스부르크)까지 가세하면 운신의 폭이 더욱 넓다. 벤투 감독이 오는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파나마와의 경기서 선발 카드로 어떤 선수를 내놓을지 주목도가 큰 이유다.
벤투호 3경기 중 2경기 연속 선발로 나선 황의조가 주전 경쟁에선 앞서 있다. 그는 아시안게임 득점왕(9골)을 계기로 소속 팀에서도 꾸준히 득점포를 가동하며 전성기를 맞았다. 후방에서부터 차근차근 올라오는 빌드업을 쓰는 벤투 감독의 전술 때문에 볼 소유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강점인 침투 능력을 십분 활용해 후반전 페널티킥을 유도해냈고 손흥민(26·토트넘)의 킥이 막히자 골문으로 쇄도해 기어이 득점을 만들어냈다. 성실성과 재능을 합친 황의조의 현재 기량은 그야말로 무결점이다.
반면, 경쟁자인 석현준의 간절함도 무시할 수 없다. 2년 만에 태극마크를 단 석현준은 190㎝의 장신에 스피드까지 겸비해 그간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유형의 원톱 공격수다. 후반 들어 우루과이의 공격이 거세지자 전방에서 상대 수비수와 과감히 맞서는 석현준의 진가가 빛을 발했다. 특히 손흥민의 코너킥을 문전에서 타점 높은 헤딩슛으로 연결해 정우영이 결승골을 넣는 데 일조한 장면은 눈부셨다. 벤투 감독 역시 “석현준이 키핑 능력, 2선 동료들과의 연계가 좋다. 수비적인 면에서도 상대를 몰아세울 수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대표팀 원톱 경쟁의 결말이 어떤 방향으로 치달을지 기대된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