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10-16 18:04:09
기사수정 2018-10-16 21:36:15
남북·유엔사 3자 회의 첫 가동 / 양측, 민사경찰 35명씩 근무 / 일반인·외국 관광객 출입 가능 / ‘北 도끼 만행’ 사건 전으로 복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남북 초소 일부가 각각 상대방 지역에 엇갈려 설치된다. 일부 지역에서는 남북 초소가 나란히 위치한다. 9·19 군사합의서에 담긴 내용을 적용하는 것으로 남북 간 군사적 신뢰 회복을 구현하는 첫걸음인 동시에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 체제로 복귀한다는 의미가 있다.
남북 군사당국과 유엔군사령부는 16일 오전 10시부터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3시간 15분간 첫 3자 협의를 갖고 군사분야 합의서에 명시된 JSA 비무장화 세부 조치를 논의했다. 국방부는 “JSA에서의 지뢰제거 작업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화기 및 초소 철수, 경비인원 감축, 감시장비 조정 등 향후 이행해야 할 비무장화 조치에 대한 실무적 문제를 협의했다”고 밝혔다.
우선 JSA 북측지역 ‘판문점다리’ 끝 지점에는 우리 초소가 새로 설치된다. 인근에 북한군 초소가 있다. 대신 ‘판문점 진입로’의 우리측 지역에는 북한측 초소가 들어선다. 인근에 우리 군 초소가 있어 남과 북이 서로 근접해 근무하게 되는 셈이다. 나란히 설치되는 초소의 근무 형태는 협의 중이다.
JSA 내 북측 초소 5곳과 우리측 초소 4곳도 철수한다. 다만 ‘돌아오지 않는 다리’ 인근 북측 초소 1곳과 ‘도보다리’ 인근 우리측 초소 1곳은 유지된다. 교대 및 순찰 방식은 남북이 각자 규정하고 상호 통보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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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회담 16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이행을 위한 남·북·유엔사 3자 협의체 1차 회의가 열리고 있다. 우리측에서는 국방부 북한정책과장 조용근 육군대령 등 3명, 유엔사측에서는 군사정전위원회 비서장 버크 해밀턴 미국 육군대령 등 3명, 북측에서는 엄창남 육군대좌 등 3명이 참가했다. 국방부 제공 |
비무장화가 완료되면 JSA는 남·북한군 각각 35명(장교 5명·병사 30명)의 비무장 인원이 공동 경비하게 된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총기를 휴대하지 않으며, 노란색 바탕에 파란색으로 ‘판문점 민사경찰’이라고 쓴 완장을 왼팔에 착용한다. 남북 민간인과 외국인 관광객도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JSA 남북 지역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다.
원래 JSA에는 정전협정 정신에 따라 군사분계선(MDL) 표식물도 없었고 자유롭게 양측을 넘나들 수 있었다. 남북 경비 초소도 혼재돼 있었다. 그러나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이후 MDL 표식물로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하고 남북 초소를 분리했다. 상호 대화가 금지되고 권총을 차고 근무하고 있다. 국방부는 JSA 비무장화 조치를 이달 중 마친다는 계획이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