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10-17 10:16:41
기사수정 2018-10-17 10:16:41
“최근 스마트폰과 온라인 게임 중독추세는 그 연령대가 상당히 낮아진 게 특징입니다. 전자기기가 다루기 쉬워 중독 위험이 영·유아에게 그대로 노출된 상황이에요.”
신윤미(사진)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17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신 교수는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이 소아와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을 추적 조사해 ‘아동과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 위험요인, 평가 및 치료’라는 저서를 해외 학계와 공동 집필한 전문가다.
그는 “과거에는 온라인이나 게임에 접촉하는 통로가 한정적이었다”며 “당시에는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연령이 돼야 온라인 중독 가능성이 생겼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최근에는 스마트폰에 이어 태블릿 PC가 널리 보급되면서 스마트폰 중독 연령대가 생후 24개월 미만으로 낮아졌다”며 “영·유아의 경우 사용하기 어려운 컴퓨터나 크기가 작은 스마트폰 보다 사용하기 쉬운 태블릿 PC를 이용하는 측면이 높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생후 24개월이 채 되지 않은 영·유아 중 약 25%가 부모에 의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 스마트 기기에 노출되는 것으로 추산했다. 부모의 스마트기기 이용 습관이 영·유아의 온라인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 교수는 정부가 나서서 연령별 스마트기기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을 제안했다. 신 교수는 “국가가 연령별로 스마트기기를 올바르게 사용하도록 돕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며 “대다수 부모들이 아이들의 스마트기기 사용 습관을 걱정하면서도 가이드라인이 없어 지도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스마트폰과 온라인 게임 중독으로 인한 후유증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과도한 온라인 중독은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의 근골격과 시력, 자세에 나쁜 영향을 준다”며 “가장 큰 문제는 수면 부족 문제다. 자기 전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심리적으로 흥분 상태에 들어가 깊은 잠을 자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신 교수는 “무엇보다도 교사와 부모들이 스마트기기를 건강하게 사용하기 위한 조언이나 환경을 제공해야한다”며 “자녀가 이유없이 스마트폰을 자주 확인하거나 혼자서 스마트폰에 몰두하는 등의 행동을 보이면 스마트폰 과다 이용을 의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아울러 “간혹 부모 중에서 자녀들의 스마트폰을 금고에 숨기거나 부수는 등 갑작스럽게 통제하려는 경우가 있는데 대개 자녀의 큰 반발에 부딪치게 된다”며 “대화와 협의를 통해 스마트기기나 게임 이용 시간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는 게 좋다”고 제안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