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전면에 나온 '北 인권'… 비핵화 협상 새 변수 되나

EU·日 공동 작성 결의안, 31일 유엔 제3위원회 제출 / 킨타나 특별보고관, 기자들 만나 / “北 인권침해 실태 전혀 개선 안돼 / 남북·북미 간 잇단 정상회담서 대북 인권문제 거론 여부 불확실 / 이대로 방치 땐 제2미얀마 우려 / 北, 실태조사 위해 방북 허용해야” / 北 “불순한 목적 방관 안해” 반발 북한과 미국이 2차 핵 담판을 앞두고 치열한 샅바싸움을 계속함으로써 양측 간 실질적인 협상이 재개되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 인권 문제가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탈북자가 전달한 자물쇠 입니다”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 인권특별보고관이 23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인권 침해 실태가 개선되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탈북자가 전달한 자물쇠를 들어 보이고 있다. 킨타나는 탈북자로부터 “당신이 자물쇠를 열 수 있는 키를 갖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뉴욕=AP연합뉴스
유엔에서 유럽연합(EU)과 일본이 공동으로 작성하는 새로운 북한 인권 결의안이 이달 31일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 제출된다. 이 결의안은 다음달 15∼20일쯤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유엔은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13년 연속으로 대북 인권 결의안을 채택했다. 제3위원회는 유엔총회 내 인권담당위원회로 여기에서 결의안이 통과되면 12월 유엔총회에서 추가 표결을 거쳐 결의안을 최종적으로 채택한다.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 인권특별보고관은 23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렸지만, 북한의 지독한 인권 침해 실태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독자적인 조사활동을 하고 있는 킨타나 보고관은 북한 인권 문제가 핵·미사일 이슈에 밀려나 있어 현재와 같은 사태가 방치되면 북한이 제2의 미얀마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북한과의 화해 정책과 문재인·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회담을 지지하지만, 그 자리에서 북한 인권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지 확실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안보, 평화, 번영 분야에서는 중대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으나 북한의 인권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면서 “현재 필요한 것은 어느 시점에 가면 북한의 인권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는 신호를 북한에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섬유와 종이 등을 생산하는 신의주화학섬유공장을 시찰하고 공장의 현대화 사업 진행상황 등을 살펴봤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킨타나 보고관은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북한 측과 인권 개선 문제에 관한 협의에 직접 나설 것을 제안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또 자신이 북한을 방문해 인권 실태를 조사할 수 있도록 북한 당국이 허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감자가루 공장 간 김정은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새로 지어진 백두산 인근 삼지연 감자가루 생산공장을 방문해 시설을 시찰하고 있는 사진을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은 그러나 지난 22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인권 문제를 구실로 불순한 정치적 목적을 추구하려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절대로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인권 결의안 추진에 강력히 반발했다. 중앙통신은 “문제는 우리의 주동적인 노력으로 조선반도와 주변 정세가 대화와 평화로 확고히 돌아선 현시점에서도 케케묵은 인권소동이 재현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