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내 최대 회계법인 부정선거 의혹…회계사 집단 반발

삼일회계법인의 근로자대표 선출 과정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돼 소속 회계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삼일회계법인은 소속된 회계사 숫자만 1700명이 넘고 지난해 매출액 5597억을 기록하는 등 국내 최대 회계법인이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교묘하게 피하려는 ‘꼼수’라는 게 회계사들의 주장이다.

24일 회계사 업계에 따르면 삼일회계법인 회계사들은 임시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이날 선출 공지된 근로자대표에 대한 선출 무효화를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0일부터 1주일 동안 진행된 2차 근로자대표 선거에서 사측이 투표가 가결되도록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은 노조가 따로 없어 이번에 선출된 근로자대표가 사측과 주 52시간 근무제 관련 사안들을 합의하게 된다.

임시대책위원회는 크게 세 가지를 문제 삼고 있다. 우선 사측이 당초 공지와 달리 “투표 후보자 2인의 합산 득표율이 (선출 조건인) 50%를 넘었다”며 투표율 상위 2명을 공동대표로 선출했다는 점이다. 처음 사측이 밝힌 기준은 △재적근로자 과반득표자 선출 △과반득표자 없을 경우 상위 2명 결선투표 △결선투표로 과반득표자가 없을 경우 최상위 찬반투표 등 세 가지뿐이었다. 회계사들은 찬반투표까지 갔을 경우 반대가 더 많을 것을 우려한 회사 측이 ‘꼼수’를 부렸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선거방식이 온라인이었던 1차 선거와 달리 2차 선거 때 오프라인으로 갑자기 바뀌어 진행된 점, 총 선거인수가 1차 2553명이었던 것이 2차에서 2407명으로 100명 넘게 줄어든 점 등도 문제로 꼽고 있다. 만약 1차 투표 때 선거인수라면 현재 선출된 근로자대표 2명의 득표율을 합하더라도 50%를 넘지 못한다. 한 회계사는 “사사오입 선거와 다를 게 없다”며 “지난달 진행된 1차 투표가 부결되자 파트너들이 회계사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투표를 강요하기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업계 안팎에서는 삼일회계법인이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기 위해 무리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 유연근무제가 도입되면 실제 근로시간과 상관없이 노사 대표가 합의한 시간만큼 일한 것으로 된다. 합의 결과에 따라 오히려 장시간 노동이 당연시되는 상황에 처해질 수 있는 셈이다. 또 다른 회계사는 “최근 임금까지 동결되는 등 내부적으로 부글부글하는 상황”이라며 “회사가 주 52시간 근무제를 교묘히 피해나가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창수 기자 wintero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