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레쥬르 제빵기사 "직장내 괴롭힘 심각" vs 사측 "사실과 달라" [이슈탐색]

국내 한 유명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체가 제빵기사를 CCTV로 감시하고, 정직이나 대기발령 등 부당한 대우를 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사측은 직장내 괴롭힘은 사실과 다르다고 항변한다.

강은미 정의당 부대표는 23일 CJ푸드빌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가 제빵기사에게 △독방사무실 대기발령 △CCTV 설치·감시 △지속적인 시말서 강요 △반성문 받아쓰기 등 직장내 괴롭힘이 도가 넘고 있다고 밝혔다.

제과·제빵 프랜차이즈 업계 2위 브랜드 뚜레쥬르는 협력업체 6곳을 통해 1600여 명의 제조기사 인력을 전국 1100여개 매장에 공급해 사업을 하고 있다.

정의당에 따르면 서울 소재 A용역업체(협력사) 소속 2년차 제빵기사 김모씨는 지난 1월 시간외노동수당 미지급 등 임금체불, 7월 실습수당, 교육수당 미지급 등 임금체불에 대해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했다.

정의당 "지난 3월 사측은 시간외노동수당 체불사실을 인정하며 김씨에게 170여 만원을 체불임금으로 지급했다. 이후 7월 회사는 김씨가 점주·스태프와의 갈등 관계에서 행한 잘못을 주장하며 이를 싸잡아 정직 1개월의 징계처분을 했다"며 "정직기간이 끝나자 회사는 지난달 4일부터 현재까지 김씨를 사무실에 홀로 있게 하는 출근대기발령을 시켰고, CCTV를 설치·감시하며 지금까지 매장 투입을 시키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사측이 불러준 반성문을 그대로 작성해 제출케 하고, 지속적으로 시말서를 쓰게 하는 등 괴롭힘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정의당은 전했다.

김씨는 회사의 지속적인 괴롭힘으로 인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부대표는 "직장내 괴롭힘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개인 또는 집단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침해하는 괴롭힘은 근절되어야 한다"며 "뚜레쥬르는 즉시 독방 사무실 CCTV 감시와 반성문 작성 강요 등 괴롭힘을 중단해야 한다. 뚜레쥬르의 임금체불 등 노동관계법 위반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강도 높은 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CJ푸드빌 "임금체불 시스템 오류…사업장 내 괴롭힘 사실과 달라"

이에 대해 CJ푸드빌 측은 임금체불 등 일부 내용은 인정하면서도, 다른 사업장 내 괴롭힘 문제 등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우선 임금체불의 경우 지난 1월 시간외수당이 지급되지 않은 것을 확인했고, 현재 다 지불한 상태라며 이같은 일이 발생해 유감이라고 CJ푸드빌은 밝혔다.

다만 임금체불은 고의가 아닌 시스템 오류이며, 김씨를 대기발령한 건 노사갈등 때문이 아니라고 항변한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김씨는 첫 근무지부터 점주, 알바생과 불협화음을 냈다. 다른 점포로 이동해도 유사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며 "이에 수차례 재교육을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김씨는 성실하지 않은 태도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사측은 김씨의 독방감금 주장에 대해 "(독방이라기 보다는) 20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규모다. 회사에 자리가 없다보니 회의실에 배치한 것을 그렇게 표현한 것 같다"며 "자사에서 불러준대로 경위서를 작성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를 종합하자면 사측은 일부 내용은 맞지만, 상당 부분은 근로자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것이다.

◆직장내 괴롭힘 피해자 상당수 "입증수단 없어 애만 태운다"

최근 직장인 10명 중 7명 이상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는 국가인권위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지난해 정신질환으로 신청한 산업재해가 200건이 넘어, 6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직장내 괴롭힘 피해자 대부분은 회사에서도, 사회에서도 피해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입증할 명확한 기록이나 확실한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올 초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카드사 직원은 사후에 가족이 산재신청을 했지만 애를 태우고 있다.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한 뒤 3년 넘게 상사와 불화를 겪은 일을 뒷받침할 방법이 없기 때문. 이 직원은 고용당국과 수사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직장내 괴롭힘을 예방하고 당국이 적극 개입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현재 관련 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지만, 직장내 괴롭힘에 대한 규정이 모호하고 주관적이라는 이견 속에 계류중이다.

그렇다면 해외 상황은 어떨까.

프랑스와 영국, 호주 등 선진국은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을 도입했다. 일부 나라에서는 가해자를 형법으로 처벌하고 있다.

직장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관련 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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