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11-06 19:01:23
기사수정 2018-11-06 21:40:02
9일 워싱턴서 외교안보대화 / 美, 중국산 관세부과로 첨예대립 / 남중국해 군사적 위기 잇따르자 지난달 중순 예정 회동 전격 취소 / 트럼프, 시진핑과 통화 후 새 국면 / 이달 G20정상회의서 ‘담판’ 기대
미국과 중국이 오는 9일 워싱턴에서 두 번째 미·중 외교안보대화를 개최한다고 미 국무부가 5일(현지시간) 밝혔다. 양국 무역 갈등이 정점에 달한 상황에서 외교·안보 분야의 고위급 대화 채널이 다시 가동되는 것이라 양국 관계 정상화의 청신호가 켜질지 주목된다.
국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9일 열리는 외교안보대화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중국의 양제츠(楊潔?) 외교담당정치국원, 웨이펑허(魏鳳和) 국방부장을 맞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화에서 양국은 북한 비핵화,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등 외교·안보 분야의 핵심 의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 비핵화 빅딜, 2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 여부 등을 놓고 폼페이오 장관이 8일 뉴욕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고위급 회담을 열 예정이어서 하루 뒤 열리는 외교안보대화 결과에 더욱 이목이 쏠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4월 첫 정상회담 때 무역과 북핵 문제 등 경제·외교안보 분야에서 고위급 대화채널을 가동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1차 미·중 외교안보대화가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다.
하지만 올해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규모 관세를 부화하는 등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면서 갈등은 양국 간 군사 분야로 확전됐다. 최근 미국의 B-52 전략폭격기 2대가 남중국해 상공에서 훈련했고, 중국은 10월 미 해군 강습상륙함 와스프함의 홍콩 입항을 거부하며 맞대응했다. 양국 간 갈등이 남중국해 등에서 군사적 위기로까지 치달으면서 지난달 중순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양국 간 외교안보대화는 전격 취소됐다.
상황은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전화통화를 하고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금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함께 매우 길고 좋은 대화를 가졌다”며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기간 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이런 논의들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개막일 하루 전인 29일에 양자 회담이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양측은 이번 외교안보대화에서 중·미 관계와 공동으로 관심을 두는 중요한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가부주석도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언해 G20에서 중·미 간 무역협상에서 긍정적인 측면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화 대변인은 왕 부주석의 발언에 대해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중·미 관계의 안정적인 발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며 “양측 실무진은 정상 간 공동인식을 잘 실행하고 소통을 강화해 양측이 모두 발아들일 수 있는 방안을 달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