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11-08 14:37:47
기사수정 2018-11-08 14:37:46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8일 2년 6개월간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다.
그는 이날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 주한미군기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동맹에서 단독행동 할 때 성공한 적이 없다”며 “같은 배를 타고 함께 강을 건넌다는 ‘동주공제’ 정신으로 같이 갈 때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각자 방식으로 간다면 매우 우려할만할 일이 있을 것 같다”며 “저의 마음은 이곳에 남아 있고 언제든 다시 돌아와 여러분을 찾아뵙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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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이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에서 열린 환송 의장행사에서 박한기 합참의장과 함께 국군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
2016년 4월 30일 연합사 사상 첫 흑인 사령관으로 부임했던 브룩스 대장은 우리 말로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를 정도로 친한파였다. 1980년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한 이후 1980년대 한국과 독일에서 근무하다 2013년부터 미 태평양사령부 육군 사령관으로 재직했으며, 2016년 4월 연합사령관에 취임했다. 전형적인 군인 가문 출신으로 그의 부친은 육군 소장, 형은 육군 준장으로 전역했다.
브룩스 사령관이 재직했던 2016~2018년은 한반도 정세가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격변했던 시기였다.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가 거듭되면서 이를 억제하기 위한 한미 연합 탄도미사일 발사훈련 등을 지원했다. 북한 탄도미사일 방어를 위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추진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화해분위기가 고조되자 군사분계선(MDL)을 오가는 남북 인원의 안전 보장 등은 물론 한미 간 협의까지 측면 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브룩스 사령관은 한미 간 이견이 발생했을 때도 이를 드러내기보다는 물밑 조율에 집중했다. 전임자였던 커티스 스캐퍼로티 사령관이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를 통해 MDL에서의 남북 총격전에 대해 한국 국방부가 밝힌 횟수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사례가 있었음을 공개하는 등 우리 군의 움직임을 견제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미국으로 돌아가는 브룩스 사령관의 향후 거취는 정해지지 않았다. 외신에서는 폴 셸바 합참차장의 후임으로 거론하지만 군사령관을 두 번 지냈다는 점에서 전역할 가능성도 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