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11-14 07:00:00
기사수정 2018-11-14 11:43:04
일제 자원수탈 목적으로 만든 금광 가학광산 / 폐광후 방치됐다 동굴테마파크로 변신 / 최적 자연셀러 한국와인 200여종 보관
경기 광명시 가학동 산 17-1, 17-2, 24번지 일대에는 광명동굴이 있다. 원래 이름은 가학광산으로 금, 은, 동, 아연 등을 채굴하던 곳이다. 사실 일제가 1912년 자원 수탈을 목적으로 개발한 곳으로 일제강점기 징용과 수탈의 현장이다. 1972년 홍수로 폐광됐지만 아직도 동굴에는 많은 양의 황금이 묻혀 있다고 한다. 갱도의 길이는 무려 7.8㎞. 폐광 후 새우젓 창고로 쓰이며 오랫동안 방치됐던 가학광산을 광명시가 2011년 동굴테마파크로 개발했는데 현재까지 관람객 464만명이 찾을 정도로 경기도 10대 대표 관광명소로 탈바꿈했다.
이곳은 한국 와인의 메카로도 불린다. 광명동굴은 1년 내내 평균 온도가 영상 12도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와인을 숙성하고 보관하기에는 최적의 천연 셀러인 셈이다. 여름에도 다운 점퍼를 입어야 할 만큼 동굴 안에 10분만 있으면 몸이 덜덜 떨린다. 현재 국산 와인을 만드는 와이너리는 200개가 넘으며 이 중 60개 와이너리 와인 200종이 광명동굴에 보관되고 있다. 최정욱 광명동굴 와인연구소장은 “전체 동굴 중 와인동굴 길이만 194m 정도에 달한다”며 “광명동굴은 방문객들이 최적의 상태로 보관 중인 국산 와인들을 한자리에서 자유롭게 시음하고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와인 관련 상식 등 설명도 들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매년 가을에는 ‘광명동굴 대한민국 와인 페스티벌’이 열리는데 다양한 국산 와인을 시음하는 부스와 한국 와인의 역사를 살피는 주제관이 마련돼 국산 와인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와인 관련 기초 상식을 배울 수 있는 와인교실도 진행돼 와인 초보자들에게 유익하다.
올해는 지난달 26∼28일 열렸는데 전국에서 생산되는 와인 중 60여종을 놓고 우열을 가리는 와인 품평회도 진행됐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품평회는 와인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품평회와 일반 소비자들이 참석한 품평회로 나눠서 진행된다. 경북 영천 고도리 복숭아 와인이 전문가와 일반인 부문 대상을 휩쓸었고 전문가 분야 금상은 충북 영동 여포와이너리 초선의 꿈 로제 와인이, 일반인 분야 대상은 경기 안산 그랑꼬또 청수와인이 수상했다. 은상은 강원 영월 예밀 로제와인(전문가)과 충남 서산 해미읍성딸기 살구와인(일반인)이 수상했고 동상은 경북 영천 오계리 아이스와인과 경북 영천 별길 아이스와인이 전문가부문을, 충북 영동 컨츄리와이너리 캠벨스위트와인과 충북 영동 도란원 샤토미소 로제와인이 일반인부문을 수상했다.
이처럼 한국 와인은 드라이한 와인에서 스위트한 와인까지 다양하게 생산되고 있다. 포도뿐만 아니라, 오미자, 감, 머루, 다래, 복숭아, 사과, 딸기, 매실 등 국내에서 생산되는 과일로 빚은 독특한 와인들이 선을 보이는데 한식과 잘 어울려 인기를 끈다. 국산 와인의 품질도 매년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가대표 소믈리에 출신이자 전통주 1호 소믈리에 오형우씨는 “몇몇 한국 와인은 유럽의 와인 생산자들에게 내보여도 손색없을 정도로 수준이 높아졌다”며 “품종의 장점은 더하고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캠벨, MBA, 머루, 오미자 등을 블랜딩하는 등 다양한 양조로 품질을 끌어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