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미궁 살인사건, DNA분석 기법으로 용의자 잡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45년 동안 미궁에 빠져 있던 살인사건이 DNA 분석기법으로 해결됐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샌타클라라 카운티 경찰국은 1973년 발생한 스탠퍼드대학 졸업생 레슬리 마리 펄로브 살해 사건의 용의자로 존 아서 게트로(74·사진)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스탠퍼드대를 졸업하고 로스쿨에 가기 위해 공부하던 1973년 2월 스탠퍼드대 인근 오크나무 아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범인을 찾아내지 못했고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 7월 이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다가 보관해 온 증거 중에서 알려지지 않은 사람의 DNA를 발견했다. 이후 DNA 샘플을 DNA 분석 연구소인 패러본 나노랩스에 제출했고, 연구소는 상용 DNA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경찰이 보낸 DNA 샘플과 연결 가능한 몇 개의 가계도를 만들어냈다. 이 연구소는 DNA 샘플 분석과 유전자지도 제작을 하는 곳이다. 샌타클라라 카운티 경찰국은 “패러본 나노랩스의 분석 보고서를 받고 나서 용의자 범위를 줄여나갔고, 게트로를 범인으로 특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소는 지난 4월 검거된 ‘골든 스테이트 킬러’ 조지프 드앤젤로의 검거 과정에도 협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에서는 1970∼80년대 12건의 연쇄살인을 저지른 골든 스테이트 킬러 사건 용의자를 첫 범행 발생 42년 만에 검거한 이후 DNA 분석기법을 활용한 장기미제 사건 재수사가 활기를 띠고 있다.

미 언론들은 최근 미제사건 해결 추이로 볼 때 1969년부터 1970년대 초에 걸쳐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베이에어리어와 인근 지역에서 모두 37명을 살해해 미 범죄 사상 가장 극악한 연쇄살인마로 꼽히는 ‘조디액 킬러’ 사건도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