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이체 안돼 매출 80% 뚝”… KT아현지사 화재에 자영업자들 성토

서울시 마포구의 한 자영업자는 26일 KT아현지사 화재로 “사고 당시 카드 결제뿐 아니라 계좌 이체도 ATM 기계도 못 써 큰 타격을 받았다”며 “일반 음식점은 80% 가까이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26일 오전까지도 복구가 안 됐으며 KT 측에서 보상과 복구 기간을 정확히 말해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김건호 기자
◆마포구 자영업자 “카드 결제, 계좌 이체, ATM 사용 모두 안 돼”

서울시 마포구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한 시민 A씨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불이 났던 당시) 한창 영업하고 있었다”며 “앞 건물에 계신 분이 저희 가게로 오셔서 혹시 인터넷이 되냐고 여쭤보시더라. 그래서 저희도 음악이 안 나오고 해서 확인해 보니까 인터넷이 안 잡히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인터넷이 안 돼서) 일단은 카드 결제는 전부 안 되니까 단골로 오시는 분들은 외상 처리하고”라며 “학생들이 많은 곳이다 보니 학생들은 거의 현금을 안 가지고 다닌다. 일단은 오시는 분들한테는 먼저 말씀을 드리고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A씨는 “(후결제인 업주분들은) 주인 입장에서도 굉장히 당황하셨는데 고객분들께 양해를 구해서 이체 요구를 하셨는데 KT를 사용하시는 분들 같은 경우는 아예 이체 자체도 안 되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시더라”며 “(손님이) ATM 기기에 돈을 찾으러 갔지만 ATM 기기 자체도 먹통이 돼서 굉장히 어려웠다고 하시더라”고 설명했다.

◆“일반 음식점은 매출 80% 떨어져, 배달업 큰 타격...배상액도 불확실”

A씨는 “(현금 결제만 받는다고 하니 돌아가는 손님들이) 굉장히 많았다”며 “저희 같은 경우도 한 반 정도 이상 매출이 안 났고. 일반 음식점 같은 경우는 거의 80% 가까이 안 됐다고 들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어 “저희 주변에 중식당 사장님들도 오시는데 거의 한숨을 크게 쉬시면서 그러시더라. 예약 전화도 못 받고 주문 전화도 못 받고 확인도 할 수 없고 하니까 굉장히 답답했다고”라고 덧붙였다.

A씨는 그러면서 “(26일 오전인) 지금도 인터넷이 안 된다”며 “유선 전화도 안 되고. 방송에서는 어젯밤에도 97% 카드 결제가 되는 인터넷은 복구했다고 하는데 저희는 3%에 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복구가 언제 마무리될 지) 확인할 수가 없다”며 “(KT 측에서) 배상을 해 준다고 하는데 정확하게 얼마 정도를 배상해 줄지는 저희들도 정확히 측정된 게 아니다 보니까 확인할 바가 없다”고 걱정을 드러냈다.

◆KT 아현지사 화재에 수도권 일대 통신장애 발생

지난 24일 서울 충정로에 있는 KT 아현지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서울 중구·용산구·서대문구·마포구·은평구와 경기 고양시 일대에 KT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IPTV 서비스에 통신장애가 생겼으며 이 지역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관계기관의 1차 감식 결과 지하 1층 통신구 79m가 소실된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완전 복구에 일주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KT는 통신장애로 피해를 본 고객에게 1개월치 요금을 감면해주기로 했다. KB증권은 26일 요금보상 규모를 총 317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올해 4분기 KT 영업이익 추정치인 2503억원의 12.7% 수준이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