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12-05 06:00:00
기사수정 2018-12-05 02:11:17
청와대 민정수석 산하 반부패비서관실 특별감찰반에 대해 청와대가 자체 감찰을 벌일 당시 항명성 반발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KBS는 5일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이 감찰 조사를 위해 반부패 특감반원 너댓 명에게 휴대전화 제출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고 거친 항의가 일어나는 등 몸싸움 직전까지 간 것으로 알려졌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으며 “특감반에 관련해서는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말했다.
앞서 검찰에서 특감반에 파견된 김모 수사관은 지인이 연루된 뇌물사건 수사상황을 경찰에 사사로이 캐물었다가 적발됐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은 김 수사관의 행동이 부적절했다고 보고 감찰 조사에 나섰으며, 조사 과정에서 김 수사관은 다른 특감반원의 비위도 폭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김 수사관이 평소 알고 지내던 사업가를 통해 동료 특감반원들에게 골프 등 향응을 제공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조사 범위를 확대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이들에 대한 징계권한이나 강제수사권한이 없는 탓에 조사에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는 지난달 29일 특감반 감찰 결과를 설명하면서 “이미 검찰에 복귀한 특감반원(김 수사관) 외에 부적절한 처신과 비위 혐의가 있는 특감반 파견직원을 즉각 소속기관으로 돌려보낸다”고 한 바 있다. 김 수사관 말고도 최소 1명이 비위에 연루돼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비위 의혹이 있는 다른 특감반원들이 휴대폰 제출 요구 등에 비협조적으로 나서며 자체 감찰이 한계에 봉착하자 조국 민정수석이 ‘전원 교체’라는 강수를 두면서 소속기관의 철저한 조사와 징계를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은 복귀한 특감반원 5명 중 3명을 감찰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로 복귀한 4명 중에는 비위 통보를 받은 사람이 없다고 민갑룡 경찰청장이 3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
특감반 비위 의혹은 김 수사관에게 집중돼 있다. 김 수사관은 지난 8월 자신이 감찰을 담당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5급 사무관 채용에 지원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현재 6급인 그가 과기정통부 공직자들에 대한 비위 첩보를 손에 쥐고 승진 이동을 압박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알게 된 민정수석실은 김 수사관에게 논란 소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지원을 포기하도록 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후 김 수사관은 경찰에 수사내용을 사사로이 캐물은 것이 적발됐다. 김 수사관은 본인이 첩보를 생산한 사건 진행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왜 문제냐고 항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청와대는 절차와 계통을 무시한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판단, 김 수사관을 원소속기관인 서울중앙지검으로 돌려보냈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김 수사관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청와대 특감반에서도 일했던 사람이어서 처음 뽑을 때부터 주변에서 말이 많았다”며 “지난 여름 과기정통부 5급 자리에 지원한 사실이 확인됐을 때 제대로 조치했더라면 일개 행정요원 한 명이 정권을 흔드는 이런 사태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