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12-05 13:00:17
기사수정 2018-12-05 13:00:16
"교정시설 다루는 드라마·영화 등 제작에 도움 주겠다"
“가끔 언론 보도에서는 ‘간수’라는 표현을 접할 때가 있어 유감스럽다. 이 간수라는 용어는 일본 교도관들의 계급 체계 중의 하나였다고 한다. 법을 어긴 사람들과 최일선에서 그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다시 참여할 수 있게 노력하는 교도관의 사기를 꺾지 않게끔 호칭이라도 바르게 사용했으면 좋겠다.”
2004년 7월 한 일간지의 ‘독자마당’ 코너에 실린 기고문 일부다. 현직 교도관의 부인이 쓴 이 글은 ‘간수’라는 표현이 부적절하니 꼭 ‘교도관’이란 올바른 명칭을 써줄 것을 간곡히 당부하고 있다. 2004년이면 비교적 최근인데 간수라는 어휘가 널리 사용되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일반인에 낯선 교도관 이미지, 친근하게 바꾼다
흔히 경찰관, 소방관, 그리고 교도관을 묶어 ‘3대 제복공무원’이라고 부른다. 군인이 아니면서도 제복을 입고 근무하며 군대와 유사한 계급 체계, 그리고 엄격한 상명하복 질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경찰관이나 소방관은 방송 뉴스는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흔히 접하는 반면 교도관은 드라마나 영화가 아니면 볼 일이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교도관이 근무하는 교도소나 구치소는 일반인의 출입이 철저히 제한되는 보안구역인데다 교도관은 거의 대부분 교정시설 안에서 근무할 뿐 제복 차림으로 거리를 다니는 일이 몹시 드물기 때문이다. 일반인이 교도관을 접하는 경우는 본인이 죄를 지어 교정시설에 수감되거나 지인인 재소자를 면회할 때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교도관 제복 중 근무복 디자인을 개선한 법무부가 바뀐 근무복 착용 사진 및 영상을 유튜브 등 법무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 등을 통해 널리 배포하는 것도 이처럼 일반인에게는 낯설기만 한 교도관의 이미지를 보다 친숙하고 친근하게 만들어 보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교정기관을 다루는 드라마나 영화 등 제작에 도움을 주고 일반 국민의 교정행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법무부 교정본부 관계자는 5일 “신형 근무복은 기능성 뿐만 아니라 국민이 원하는 형집행 업무의 엄중성을 높이도록 세련미와 품격을 갖추면서도 한편으로는 온화한 교정교화에 걸맞게 쾌적하고 밝은 이미지를 담도록 했다”고 말했다.
◆미국·영국 등 외국 제복과 경찰·소방 복장 ‘참고’
새 교도관 근무복은 기존의 연하늘색(화이트 블루)이 주로 민간 경비업무에 채택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차별성을 부여하고, 푸른색의 수형복과 한 눈에 구별되도록 진감청색(네이비 블루)으로 변경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처음으로 보통형과 몸에 딱 맞는 모양 두 가지(레귤러·슬림 핏)를 도입, 착용자 중심의 디자인을 적용했다. 또 넥타이 없이도 어울리는 디자인을 채택했으며 소매 부분에는 태극문양을 자수로 부착했다.
소재는 상의의 경우 최첨단 기능성 소재를 사용, 착용감과 활동성을 높이고 보온성과 통기성도 향상시켰다. 하의의 경우 폴리에스터와 폴리우레탄 섬유를 혼용, 신축성을 크게 보완했다.
교도관 근무복 교체는 형태 면에서는 18년, 색상 면에서는 9년 만에 이뤄졌다. 법무부는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16개국과 국내의 경찰·소방 복장 등을 비교·연구해 근무복 개선안을 도출했다”며 “모든 의사결정 단계에서 일선 현장 교도관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고 소개했다. 기존 근무복과 개선 근무복의 혼용을 거쳐 내년부터 전부 신형 근무복으로 교체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