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대 불법 리베이트 혐의' 동성제약 압수수색…보령제약, 이연제약, 하나제약은?

100억원대 불법 리베이트를 건넨 혐의로 식품의약안전처의 압수수색을 받은 동성제약은 2년연속 적자를 기록, 실적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식약처는 18일 서울 도봉구 방학동에 있는 동성제약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증거가 될만한 장부와 거래내역 등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확한 리베이트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1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동성제약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의약품 납품을 조건으로 상품권을 대량 지급하는 등 의료인 수백명에게 100억원대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조사단은 압수수색을 통해 회사 거래 장부와 판촉비 집행 관련 증거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압수수색은 감사원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받으면서 이뤄졌습니다. 감사원은 9월 서울지방국세청 감사 과정에서 동성제약을 비롯한 5개 제약사가 의료인을 상대로 270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식약처에 통보했습니다. 식약처는 이 가운데 리베이트 규모가 가장 큰 동성제약을 먼저 압수수색했으며, 나머지 4개 제약사에 대한 압수수색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습니다.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는 제약사가 자사 의약품을 처방해주는 대가로 의사와 약사에 음성적으로 지급하는 판매지원금입니다. 정상적인 마케팅 비용이 아니어서 의료법과 약사법에 의해 엄격히 금지되고 있지만, 유독 국내 제약사들은 불법 리베이트의 유혹에 취약한 편입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불법 리베이트를 근절하려면 처벌을 강화하는 것보다는 국내 제네릭(복제약) 시장 구조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현재 불법 리베이트를 지급하다 적발되면 강력한 처벌이 뒤따릅니다. 그럼에도 리베이트가 근절되지 않는 것은 '적발되지만 않으면 이득'이라는 인식이 여전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동성제약이 불법 리베이트로 압수수색을 받았다는 소식에 이날 주가가 20% 넘게 급락했습니다. 보령제약, 이연제약, 하나제약 등도 수사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가가 일제히 떨어졌습니다.

한국거래소에서 동성제약은 전 거래일 대비 4450원(23.18%) 하락한 1만4750원에 마감했습니다. 전날 불법 리베이트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았다는 소식이 보도되면서 동성제약은 전일보다 20.83% 밀린 1만5200원에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장중에는 1만4000원까지 밀리며 3개월 사이 최저치까지 떨어졌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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