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12-19 15:15:49
기사수정 2018-12-19 15:15:48
왕복 6차선 도로를 무단횡단하던 보행자를 차로 치여 사망하게 한 택시운전사가 하급심 법원의 엇갈린 유무죄 판단 끝에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형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택시운전사 김모(59)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김씨는 지난해 2월 10일 오후 1시 40분쯤 전남 광주의 한 편도 3차로 도로를 시속 50㎞의 속도로 운전하던 중 무단횡단을 하던 백모씨를 들이받았다. 3차로로 운행하던 김씨는 1,2차로에서 신호대기중인 차량에 시야가 가려 길을 건너던 백씨를 보지 못했다. 백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한 달후인 3월 12일 사망했다. 이후 김씨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2심 판단은 엇갈렸다. 1심은 “사고가 난 도로의 양쪽에 보도가 있고 차량의 진행방향 전방에 횡단보도가 있으므로, 운전자로서는 좌우에서 무단횡단하는 보행자가 있는지 여부를 살피면서 서행하는 등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백씨에게도 상당한 과실이 있고, 몸이 불편한 김씨가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점 등을 고려해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80시간의 사회봉사 및 준법운전강의 수강 40시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인 백씨는 왕복 6차로 도로에 차량이 많은 상태에서 신호변경으로 차량이 출발하는 시점에 무단횡단을 시작했다”며 “김씨로서는 이 상황에서 5개 차로를 넘어 무단횡단하는 사람이 있으리라는 이례적인 사태를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사고 상황이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백씨가 상당히 빠른 속도로 무단횡단을 했고, 김씨가 뛰어나오는 피해자를 발견하고 충돌하기까지 채 1초도 걸리지 않은 점 등도 무죄 판단의 이유로 들었다.
대법원도 이같은 2심 재판부의 판단이 맞다고 봤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