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법의 배려 필요없어 vs 소년범은 처벌보단 교화가 중요 [일상톡톡 플러스]

촉법소년인 만 13세 청소년 범죄가 1년 사이 약 15%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경찰청의 '2018년 상반기 청소년범죄분석'에 따르면, 촉법소년(만 10~13세) 범죄는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습니다. 특히 13세의 범죄증가율이 14.7%로 조사됐습니다.

최근 사건, 사고에서 볼 수 있듯 미성년자 범죄가 날로 흉폭해지면서 형사 미성년자의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정부는 형사 미성년자(범죄를 저질러도 형사 처벌이 안 되는 어린이나 청소년) 연령을 현행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소년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법안이 개정되면 13세 소년들은 범죄소년으로 편입돼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형사 미성년자 연령을 낮추자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는 이들이 저지르는 범죄의 죄질이 갈수록 흉포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대부분(90%)이 미성년 범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했습니다.

소년법의 일부 조항을 개정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64.8%로 가장 많았고, 법을 아예 폐지해 성인과 동일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응답도 25.2%로 집계됐습니다.

◆10명 중 9명 "미성년 범죄자 처벌 강화해야"

현재 14세 기준은 1953년에 만들어졌습니다. 수십 년이 흐르면서 신체적으로 발육 상태가 좋아지고, 미성년자가 습득할 수 있는 지식과 정보의 폭과 수준이 크게 넓어지고 높아진 현 상황과 맞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여론의 인식입니다.

청소년 기관 관계자들도 이 같은 사회적 변화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는 일정 부분 동의하는 모습입니다.

다만 처벌을 강화하더라도 내실화된 예방 교육도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시대가 변하면서 아이들의 정신연령도 성숙해진 측면이 있어 개인적으론 현실에 맞게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면서도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공히 청소년 범죄에 대한 예방교육을 강화하고 체계적인 선도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지난해 소년법 개정 청원 관련 답변에서 "청소년이라도 잔혹 범죄를 저질렀고 이를 엄벌하라는 국민 요청은 정당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면서도 "형사 미성년자 나이를 낮추면 해결된다는 건 착오"라고 역설했습니다.

그러면서 "형사정책학에서 입증된 것인데 형벌을 강화한다고 범죄가 줄어들지는 않는다"며 "더 중요한 것은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예방이 훨씬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조국 "형사처벌 나이 낮춘다고 해결되지 않아…범죄예방이 훨씬 중요"

법무부가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을 받지 않는 형사 미성년자 및 촉법소년 연령을 현행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개정하는 안을 추진합니다.

법무부는 19일 소년비행예방협의회를 열고 향후 5년간 청소년 비행예방정책의 청사진을 담은 제1차 소년비행예방 기본계획(2019~2023)을 발표했습니다.

1차 기본계획은 △위기 청소년 비행유입 차단 △초기 비행소년 선도 및 진단 강화 △소년범 재범방지 역량 강화 △피해자 보호·지원체계 개선 △소년비행예방 협력체계 구축의 5대 주요 전략을 중심으로 과제를 구성했습니다.

우선 청소년들의 범죄를 차단하기 위해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을 받지 않는 형사미성년자의 연령을 낮춘다는 계획입니다. 현행 소년법상 처벌을 받지 않는 나이인 만 14세 미만을 13세 미만으로 하는 안입니다.

법무부는 관련법 개정을 위해 국회 논의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소년의 소년부 송치 제한, 형사처벌의 특례규정 상향 등 법제 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비행예방교육의 지역편차를 해소하기 위해 청소년비행예방센터 체제를 정비·강화하고, 비행 단계별·유형별 전문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고도화합니다.

학교폭력 가해학생 및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가족관계 회복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소년사건 전문검사제도' 도입 및 교육, 상담조건부 기소유예 제도를 활성화할 예정입니다.

소년범의 재범 방지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고위험군 전담직원제, 상담형 면담을 통해 보호관찰대상자 지도·감독을 강화하고 스마트워치를 활용한 외출제한명령 집행체계를 구축합니다.

정신질환 소년범에 대한 치료명령제를 도입하고 보호처분 단계에서 치료명령을 부과할 수 있도록 소년법 개정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정신질환 소년원생의 맞춤형 의료처우를 위해 의료전문소년원 기능도 강화합니다.

소년원 생활관 증축 및 4인 이하의 생활실 소규모화도 추진합니다. 구치소 내 성인범과 엄격히 분리 수용하며, 민영소년원 설립도 추진합니다.

피해 청소년의 안정적인 일상 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신속한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단계별 피해 지원 매뉴얼을 제작해 일선 학교에 배포할 예정입니다.

◆인권위 "소년범죄 단기간 재범률 높은 편…재비행 노출 줄여야"

이런 가운데 국가인권위는 촉법소년 기준 연령을 낮추는 것은 유엔 아동권리협약 등 국제 인권 기준에 반하고, 소년범죄 예방을 위한 실효적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인권위는 "촉법소년 범죄 비율이 실제로는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검찰청의 최근 10년간 소년범죄 연령별 현황을 보면 16∼18세 소년범 비율은 20% 안팎으로 꾸준히 높았지만, 이 기간 14세 미만 소년범은 대략 전체의 1% 수준에 그치고, 최근에는 0.1%까지 낮아졌습니다.

다른 유럽 국가보다 소년범을 구금에 처하는 경우가 많은 영국에서도 구금이 소년범죄를 감소시킨 효과가 있는지 증명되지 않았다는 게 인권위의 설명입니다.

인권위는 "촉법소년 수도 줄고 있어 14세 미만 저연령 소년범죄가 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소년범을 엄벌에 처하는 게 소년범죄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확신할 수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현행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특정강력범죄를 범한 18세 미만 소년은 그 형을 20년까지 선고할 수 있다"며 "소년범죄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재범률, 특히나 단기간 재범률의 증가로, 소년범죄 예방정책은 청소년이 재비행에 노출되는 환경을 줄이는 쪽으로 종합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인권위는 "소외 당하는 피해자의 권리보장에도 노력해야 한다"며 "현재 소년보호사건 심리에서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 피해자의 절차참여권, 알 권리 보장을 강화하고, 소년범죄 피해자들이 신체적·정신적 피해로부터 빨리 회복해 일상생활을 영위하도록 다양한 지원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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