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12-23 18:51:04
기사수정 2018-12-23 21:53:36
광개토대왕함, 표류 北어선 탐색 / 악천후 탓 사격통제 레이더 수색 / 日 “韓군함, 日초계기 조준” 주장 / 軍선 “日機 탐지범위에 들어온 것” / 아베, 내년 전쟁 가능국 개헌 목표 / 日방위성 등 연이틀 상식 밖 비난 / 日 前 막료장 “위험없어” 정부 비판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정권이 우리 구축함의 일본 초계기 레이더 조사(照射) 문제와 관련해 왜곡된 군사정보로 한국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일 동해 공해상에서 표류 중이던 북한 선박을 탐색하던 광개토대왕함의 레이더 범위 내에 일본 해상자위대 P-1 초계기가 들어온 일을 놓고 일본 정부와 매체가 연일 외교 쟁점화하고 있다. 광개토대왕함에 수상수색레이더가 있음에도 사격통제레이더(일본명칭 화기관제레이더)를 사용한 것은 무기사용에 준하는 적대행위라는 주장이다.
외교 소식통은 23일 이와 관련해 “날씨가 좋지 않거나 5t 미만의 작은 선박을 추적할 경우에는 수상수색레이더 외에 보다 정밀한 사격통제레이더 등을 복수로 가동하는 것은 일본도 아는 상식”이라고 밝혔다. 이어 “광개토대왕함의 사격통제레이더는 특정 목표를 향해서 레이더를 쏘는 지향성 레이더가 아니라 전후좌우 360도 전방위와 상공을 탐지한다”라며 “우리 해군이 일본 초계기에 레이더를 쏜 게 아니라 북한 선박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우리 레이더 탐지 범위 안에 초계기가 들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초계기가 수분에 걸쳐 수차례 레이더에 조사됐다는 일본 측 주장도 우리가 초계기에 여러 차례 레이더를 쏜 게 아니라 레이더가 가동 중인 상황에서 초계기가 레이더에 피사되고 있음을 단속적으로 확인한 결과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해군 관계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조난 선박 탐색을 위해 MW-08 레이더는 가동했으나 STIR-180 레이더는 가동하지 않았다”며 “일본이 반발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STIR-180은 사격통제레이더이지만 MW-08은 기본적으로 탐지기능에 사격통제기능이 부가된 레이더다. 광개토대왕함은 당시 영상촬영용 광학카메라를 켰으나 이것으로 초계기의 경보음이 울릴 수 없다. 또 무선으로 레이더 작동 의도를 물었다고 주장하는 초계기는 어선이나 상선도 들을 수 있는 국제상선통용망을 이용해 호출했다. 군 관계자는 “우리 함정에서는 해경을 부르는 것으로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내에서는 오히려 일본 초계기가 우리 함정 등이 수색활동 중인 것을 알고 감시차 출동하면서 저공비행으로 접근했다는 점을 불쾌하게 여기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항공자위대 수장 출신의 군사평론가인 다모가미 도시오(田母神俊雄·사진) 전 항공자위대막료장(공군참모총장 격)도 트위터에 “한국 함정이 해상자위대 초계기에 화기관제레이더를 조사했다고 해서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에 항의했다는 데 전혀 위험하지 않다”며 “화기관제레이더는 최근 위상배열레이더 방식으로 상시(常時) 전방위에 전파를 계속 내보내고 있어서 그 주변의 항공기 등에 전파가 조사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 함정이 초계기를 노리고 전파를 조사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평시에는 갑자기 미사일이 날아올 리가 없으니 큰 소란을 피우지 않아도 된다”고 지적했다.
소식통은 일본 정부가 군사정보를 왜곡해 사건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 “우리 국회의원의 독도 상륙,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판결,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불만에 방위대강(大綱) 논란 희석, 내년 개헌 목표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는 광개토대왕함의 수색작전과 관련해 20일 공해상에서 발견한 1t 미만 목선에서 구조한 선원 3명과 시체 1구를 22일 오전 판문점을 통해 북측에 송환했다고 밝혔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박수찬 기자 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