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12-28 10:26:05
기사수정 2018-12-28 10:26:05
“올해의 목표는 중·남아메리카 여행이었는데 연말 되고 나서야 겨우 이뤘네요.”
◆올해 목표는 ‘클리어’ 내년 목표는 새롭게
서울에 거주하는 정모(36)씨는 이달 중·남아메리카로 여행을 떠났다. 멕시코에서 시작해 쿠바와 과테말라를 거쳐 볼리비아, 페루, 브라질까지 이어지는 대장정이다. 정씨의 여행은 현재 진행형이다.
정씨는 올해 초 중·남미 여행을 목표로 잡았다. 하지만 목표를 달성하는 건 쉽지 않았다. 직장인이었던 정씨는 회사에 3주 휴가계획을 냈지만, 회사에서는 “그럴거면 사표내라”며 반려했기 때문이다.
결국 정씨는 진짜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여행을 떠났다. 여행을 다녀오면 ‘백수’ 신세지만 후회감은 들지 않았다. 중·남미 올해 목표이면서도 인생 목표였기 때문이다.
정씨는 “욜로(YOLO) 찾다가 ‘골’로 간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지금 아니면 중남미 여행에 갈 수 없을 것 같아서 결단을 내렸다”며 “재취업 문제는 한국에 돌아가면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에 사는 최모(27)씨도 올해 목표였던 ‘취업’을 이뤄냈다. 대학교를 졸업한 지 반년도 지나지 않아 이룬 쾌거다.
올해 초 졸업반이었던 최씨는 한 해 목표로 ‘대기업 취직’을 내걸었다. 모든 학기가 끝난 여름부터 취업전선에 몰두했다.
최씨는 하루에도 수 차례 대기업에 다니는 학교 선배들에게 연락을 해 조언을 구했고, 심지어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소개 받아 직무 관련 공부를 했다.
아울러 최씨는 매일 신문을 정독했고, 취업준비학원도 찾았다. 지성이면 감천했는지 올해가 지나가기 전에 대기업에 당당히 입사를 했다.
최씨는 “졸업하자마자 취업을 하는게 쉽지 않다고 하던데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라며 “취업을 준비할 땐 밥먹고 자는 시간 이외에 취업공부를 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올해 목표가 곧 내년 목표죠…
성공이 있다면 실패도 있는 법. 올해 초 부푼 마음을 안고 한 해 목표를 세웠지만 시원하게 혹은 아쉽게 실패한 이들도 있었다.
수원에 거주하는 권모(30)씨는 올해 목표였던 금연에 실패했다. 올해 초 굳은 결심으로 담배를 끊은 권씨는 무려 10개월이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주변 사람들은 정말로 권씨가 금연에 성공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권씨의 인내는 10개월만에 무너졌다. 지난달부터 다시 흡연을 한 권씨는 내심 아쉽다. 그래서 2019년 새해 목표도 금연이다.
권씨는 “스스로도 정말 담배를 끊었다고 생각했는데 한 순간에 무너지더라”며 “그래도 지난해보다 흡연량이 절반 이하로 줄은건 소소한 성과”라고 자축했다.
다소 쉬운 목표를 세웠는데 달성에 실패한 사람도 있었다. 서울에 거주하는 김모(31)씨는 올해 한 해 목표가 ‘혼자만의 시간 갖기’였다.
평소 사람을 상대하는 일을 했던 김씨는 일상과 단절된 공간에서 혼자서 쉬는게 간절했다. 또한 30대 초입에서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었다.
하지만 김씨는 목표를 세운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지난 1월 초에 시원하게 실패했다.
직장을 그만두지 않는 한 치열한 경쟁과 업무가 반복됐고, 결혼을 앞두고 있던 터라 주말에도 송두리 채 결혼 준비에 매진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제 혼자서 쉬는 시간을 갖는 것은 가질 수 없는 사치라고 생각이 든다”며 “그나마 몇달에 한 번 혼자서 펜션을 찾아 쉬고 오는게 전부”라면서 피곤한 음성으로 말했다.
◆목표 성공한 이유, 실패한 이유
잡코리아가 알바몬과 함께 성인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새해계획’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8.6%가 ‘올해 시작 전 새해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올해 목표를 지켰는가에 대해 질문한 결과 28.8%만이 ‘꾸준히 지키고 있다’고 대답했다. ‘한 달도 채 지키지 못했다’고 답변한 비율은 26.1%로 높게 나타났다.
이들은 새해계획을 꾸준히 지킨 비결에 대해서는 ‘비용을 들였기 때문’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34.8%로 가장 많았다. ‘중간중간 점검하며 동기부여를 했다’가 30.4%로 그 뒤를 이었고, ‘지인들에게 계획을 알려 주변환경을 조성했다’고 말한 비율이 26.4%로 세번째였다. ‘달성에 따른 보상을 설정해 동기를 부여했다’고 응답한 사람도 23.3%나 됐다.
실패한 이유로는 ‘성과 목표가 너무 높아서(31.0%)’, ‘동기부여가 안돼서(29.3%)’, ‘목표한 성과가 객관적으로 증명하기 힘들어서(20.7%)’ 등이 꼽혔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