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직장생활 자존감 핵심은 ‘의식하며 살기’

자기 자신 사랑·존중하는 마음/자존감 어떻게 키울 수 있는가/내면 관찰 ‘의식하는 삶’ 강조
너새니얼 브랜든 지음/고연수 옮김/교양인/1만5000원
자존감의 첫 번째 계단/너새니얼 브랜든 지음/고연수 옮김/교양인/1만5000원


자존감,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말한다. 낮은 자존감은 사회생활과 인간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자존감 키우기 열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자녀 자존감 기르기’, ‘청년 자존감 세우기’ ‘엄마 자존감 수업’, ‘자존감을 키워주는 외모가꾸기’ 등 자존감과 관련된 출판물이 넘쳐난다.

자존감이란 단어를 세상에 처음으로 알린 이로 평가받는 미국 심리학자인 저자는 ‘자존감의 첫 번째 계단’에서 자존감의 핵심은 의식하기(consciousness)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인간의 내밀한 감정과 욕구의 문제부터 사랑, 결혼 생활, 자녀 양육, 직장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에 이르기까지 의식하며 사는 삶과 그렇지 않은 삶의 차이를 뚜렷이 보여준다.

책에 따르면 ‘의식하며 산다는 것’은 감정에 굴복하거나 감정을 회피하지 않고 내면을 관찰하고 들여다보는 일이자 나의 가치관과 목표에 내 행동이 부합하는지 주의를 기울이는 일이다. 현실을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고 합리적인 판단에 따라 선택하고 책임지는 일로 규정하고 있다. 

‘2018 항공산업 취업박람회’에 몰려든 취업준비생들.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존감을 확보하는 첫 번째 단계는 분명하게 현실을 의식하는 단계에서부터 시작한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저자는 자신과 아내의 일화를 예로 들어 ‘의식하며 살기’란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 저자는 결혼 후 17년 동안 부엌 바닥에 커피를 흘렸고 그때마다 아내가 힘들게 자국을 지웠다. 아내가 지적하면 조심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어쩐 일인지 계속 커피를 쏟았다. 그러던 어느 날 깨끗한 새집이 생겼다. 아내는 커피를 쏟을 때마다 500달러를 내는 내기를 제안했고 저자는 합리적인 제안이라고 생각해 받아들였다. 그는 다시는 커피를 흘리지 않았다. 자신이 왜 커피를 흘리는지 이유를 알아냈기 때문이다. 저자는 처음엔 커피 쏟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면서 적당하게만 의식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실패에 따른 위험 부담이 완전히 다른 수준으로 올라가자 절박하게 노력하게 됐다. 이 문제를 이전보다 더 강렬하게 인식했다는 것이다. 내기 이전의 의식 수준은 분명 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하지만 해결하려는 마음이 있었을 뿐 즉시 해결하려는 것은 아니었다. 그 상황을 해결하려는 결심이 절박하지는 않았다. 반드시 해결해야겠다고 결심했을 때 저자는 의식 수준을 끌어올렸고 해결책을 찾아냈다는 것이다.

사랑에도 ‘의식하기’가 필요하다고 한다. 모든 상황에서 똑같은 수준으로 의식하기를 실천할 수는 없듯이, 다른 사람과 맺는 관계에서도 의식 수준에 차이를 두게 된다. 관계가 중요할수록 더 높은 수준으로 상대를 의식하고 더 깊이 파악하려 한다. 이것이 합리적인 판단이다. 그러면 마땅히 연애나 부부 관계에서 매우 높은 수준으로 의식하기를 실천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의식하며 사랑하지 않는다. 바로 이 지점에서 사랑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