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산 상위 40%만 은퇴후 최소생활비 가능”

하위그룹 은퇴후에도 일터로/ 월 45만원선 벌어야 기본생활/“50대까지 노후준비 못해” 54%/ 자산규모 40대초에 고점 찍고/ 지출 많은 50대 초반까지 감소
한국에서 순자산 상위 40% 이내(평균 순자산 약 3억3000만원)의 가구만 은퇴 후에도 최소생활비(월 184만원)를 마련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일 KB금융그룹이 20세 이상 74세 이하 고객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이를 토대로 발간한 ‘2018 KB골든라이프 보고서’에 따르면 순자산 상위그룹은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금 수익이 높고 금융자산 및 부동산자산을 통한 소득창출이 가능했으나 순자산 하위그룹은 연금 수령액이 적은 데다 부동산 자산을 통한 추가소득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은퇴 후 생활 수준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자산 하위그룹은 은퇴 후에도 지속적인 근로활동을 통해 월 45만원가량의 추가소득을 충족해야만 기본적인 생활여건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자산 상위가구(40~59세 기준)는 3억3028만~6억80만원, 중위가구는 1억5841만~2억8905만원, 하위가구는 3606만~1억3112만원으로 구분했다.

연령대별로는 가구 자산이 40대 초반에 고점을 찍은 후 목돈 지출이 많아지는 50대 초반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체로 60세 전후까지는 다시 자산이 증가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하지만 자산 하위가구는 순자산이 가장 많아지는 40대에도 평균 순자산이 약 9800만원에 불과했고 이후에는 이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노후 대비를 위해 은퇴 이전부터 체계적인 대비를 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50대까지 노후 준비를 시작하지 못한 가구주가 53.7%에 이르렀고, 은퇴가 시작된 60대와 70대 가구주 중에서도 노후 준비가 안 된 비율이 각각 38.1%, 39.1%에 달했다. 은퇴 준비를 시작하는 연령은 평균 44세로 조사됐다.

노후 대비를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는 응답은 11.4%에 그쳤고 나머지는 인터넷이나 지인을 통해서 정보를 습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노후 대비를 위해 가입했던 연금을 중도해지하거나 환매를 하는 가구도 가구 전체의 3분의 1수준에 달했다. 주요 환매 이유로는 목돈 마련(22.0%)과 생활비 충당(20.0%), 낮은 수익률(19.2%), 주택자금 마련(13.1%), 대출상환(12.1%), 자녀 관련 비용(10.1%) 등이 꼽혔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은퇴 희망연령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20대(62.3세), 30대(62.8세), 40대(63.8세)는 모두 60대 초반에 은퇴하길 원했지만 60대는 69.9세, 70대는 76.0세라고 답했다.

한국 가구의 대부분은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았다. 이 비율은 현직가구가 56.7%, 장기간 종사하던 직장이나 직업에서 퇴직하여 새로운 일자리로 옮긴 상태인 반퇴가구는 55.5%, 은퇴가구는 72.3%였다. 반퇴가구는 투자형자산(26.9%) 비중이 현직가구에 비해 7%포인트 높았다. 반퇴 기간에 노후 소득을 늘리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적정 생활비 부족 시 대처 방안으로는 허리띠를 졸라매겠다는 응답이 60.4%(3개 복수응답)에 달했다. 54.5%는 추가 소득활동에 나서겠다고 답변했다. 이어 부동산 축소 매각(25.8%), 예적금 해지(21.8%), 주택연금 가입(20.9%)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김라윤 기자 ry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