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의 '우주굴기 인증샷'…우주패권 경쟁 본격화 [이슈+]

美·러 앞서 달 뒷면에 인류 첫 착륙 / ‘창어 4호’ 안착·교신 성공 / 지구와 직접통신 불가능한 곳 / 중계위성 쏘아올려 난관 해소 / 로봇탐사車로 토양·광물 분석 / 위기감 느낀 美, 우주탐사 재개 / 올해 민간 달 착륙선 발사 지원 / G2 우주패권 경쟁 본격화 양상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의 뒷면에 인류 최초로 중국 달 탐사선인 ‘창어(嫦娥) 4호’가 3일 착륙했다.

창어 3호는 2013년 달 앞면에 착륙한 바 있다. 중국은 세계 최초로 달 앞·뒷면에 모두 착륙한 기록을 남기게 됐다.

미국과 러시아를 앞선 중국 ‘우주 굴기’의 상징적인 프로젝트라는 평가다. 미국도 지난해 미군 우주사령부를 창설키로 하는 등 중국을 겨냥한 우주경쟁에 다시 뛰어들었다. 글로벌 패권을 놓고 맞서는 미·중이 이제는 우주패권 경쟁을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3일 중국 중앙방송(CCTV)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중국 쓰촨(四川)성 시창위성발사센터에서 창정(長征) 3호 로켓에 실려 발사된 창어 4호는 이날 오전 10시26분(현지시간) 달 뒷면 착륙에 성공했다. 

창어 4호 착륙 시뮬레이션의 한 장면.
달 뒷면의 동경 177.6도, 남위 45.5도 부근의 예정된 지점인 남극 근처의 폭 186㎞의 폰 카르만 크레이터(운석 충돌구)에 착륙했다고 CCTV는 전했다. 달 뒷면 착륙에 성공한 창어 4호는 이날 통신중계 위성 ‘췌차오(鵲橋)’를 통해 달 뒷면 사진을 보내오는 등 첫 임무를 수행했다. 앞서 지난달 12일 달 궤도에 진입한 창어 4호는 지난달 30일 예정된 착륙 준비 궤도에 들어서 이날 또는 4일 착륙이 예상됐었다.

CCTV는 “인류에 의한 첫 달 뒷면 착륙이자 달 뒷면과 지구 간 통신이 처음 이뤄졌다”며 “인류 달 탐사에서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달 뒷면 착륙이 어려웠던 것은 지구와 달 뒷면과의 직접통신이 불가능해서다.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의 뒷면으로 들어가는 순간 지구와 교신이 끊어지게 된다.

중국은 지난 5월 통신중계 위성 ‘췌차오’를 쏘아 올려 지구와 달 뒷면의 통신을 연결해 이 같은 기술적인 어려움을 극복했다.

또 달 뒷면이 앞면보다 크레이터(구덩이)가 많아 지형이 복잡하다는 점도 탐사선 착륙이 어려웠던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를 극복하려고 창어 4호는 수직에 가까운 궤도로 착륙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어 4호가 탑재한 무인 로봇 탐사차는 달 뒷면 지형을 관찰하는 한편 달 표면의 토양과 광물을 분석할 예정이다.

또 천문 관측, 중성자 방사선 탐지, 밀폐 공간 내 식물 재배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외신들은 “창어 4호의 임무가 성공한다면 달 탐사의 가장 중요한 분야 중 하나에서 중국의 우주 프로그램을 선도적 지위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3일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 4호’가 세계 최초로 달 뒷면 착륙에 성공해 촬영한 사진에 움푹 파인 달 뒷면의 표면 모습이 담겨 있다. 중국은 달의 앞면과 뒷면에 탐사선을 모두 착륙시킨 유일한 나라가 됐다.
신화뉴시스
중국의 우주 탐사 활동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은 2020년 창어 5호를 발사해 달 표면을 탐사하고 샘플을 채취한 후 탐사차와 착륙선을 모두 지구로 귀환시키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2020년에는 첫 번째 화성 무인 탐사선도 발사할 계획이다.

미국도 중국의 우주 굴기를 견제하며 우주 탐사 재개를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8일 미군 우주사령부 창설을 담은 행정각서에 서명했다.

또 2023년을 목표로 달 유인 탐사 프로젝트도 재개키로 했다. 미국은 1972년 아폴로 17호를 끝으로 달 탐사를 중단했다. 2033년에는 화성에 사람을 보낸다는 계획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미국의 움직임은 우주경쟁에서 중국에 밀리고 있다는 미국 내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미국은 민간 우주기업 양성도 본격화하고 있다. 에어로스페이스와 록히드마틴 등 9개사를 선정해 올해 민간 달 착륙선 발사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