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정현 ‘랭킹 사수작전’

ASB클래식 시작으로 강행군 돌입/2018년 7개 대회 연속 8강 이상 진출/2019년 성적 부진 땐 랭킹 급락 우려
정현(22·한국체대·사진)에게 지난해 상반기는 테니스 선수 인생 최고의 황금기였다. 1월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2018 ASB클래식에서 8강에 진출한 것을 시작으로 7개 대회에서 연속으로 8강 이상 진출했기 때문이다. 그랜드슬램인 호주오픈 4강의 쾌거를 포함한 이런 성과로 세계랭킹도 한때 국내 선수 역대 최고인 19위까지 올렸다. 이후 하반기 부상 등으로 고전했지만 이때 쌓아둔 포인트로 여전히 25위라는 높은 랭킹을 유지 중이다.

이런 정현이 지난해 좋은 성적을 올렸던 이들 대회에 다시 도전한다. 7일 오클랜드에서 시작된 2019 ASB클래식이 첫 시작으로 정현은 6번 시드를 받아 8일 예정된 1회전에서 루빈 스타담(31·뉴질랜드·279위)과 상대한다. 이 대회가 끝난 뒤에는 호주오픈, BNP파리바오픈, 마이애미오픈 등 중량감 있는 대회가 연이어 이어진다.

다만, 정현에게 올해의 대회들은 오히려 부담으로 다가온다. 프로테니스 랭킹시스템의 특성상 지난해보다 뛰어난 성적을 올리지 못하면 바로 랭킹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7개 대회 연속 8강 진출을 하면서 정현이 쌓은 포인트는 1350점이다. 현재 랭킹포인트인 1585점의 85%에 달한다.

이 랭킹 포인트는 해당 대회가 치러진 뒤 1년간만 유효해 만약 정현이 지난해만큼의 성적을 올리지 못하면 랭킹은 급전직하할 수밖에 없다. 랭킹이 40위권 밖으로 하락할 경우 대부분의 투어 대회에서 시드를 받을 수 없고, 80위권 아래로 추락하면 본선 자동 진출권 확보조차 불확실해진다.

더욱 문제는 정현이 지난해 중반 부상 이후 아직까지도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는 지난달 2019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이벤트전인 무바달라 챔피언십에서 1회전 탈락했고, 시즌 첫 대회인 타타오픈에서도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뒤 첫 경기인 2회전에서 어네스트 걸비스(30·라트비아·83위)에게 0-2로 패했다.

이 때문에 이번 ASB클래식은 더욱 중요하다. 비교적 부담이 덜한 소규모 대회인 ASB클래식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나쁜 흐름을 끊어낸 뒤 높은 포인트가 걸린 호주오픈 등 대회에 대비해야 한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