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9-01-14 19:40:29
기사수정 2019-01-14 19:40:29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작년 ‘시험기’로 명명… 테스트 통과 못해/ 美정부, 동맹 약화 막을 인물 없어 문제”
“2019년은 한·미 동맹의 ‘시련기’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최강(사진)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11일 이뤄진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올해 한·미동맹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변했다. 최 부원장은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실에서 이날 인터뷰에 앞서 지난해 초 발간된 연구원의 한·미관계 전망 보고서에서는 2018년을 한·미동맹의 ‘시험기’로 명명했었다. 올해도 관련 보고서를 집필 중이다.
“지난해와 달라진 게 없습니다. 한·미 분담금 협정(SMA)은 타결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일촉즉발의 위기에 놓여 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는 자동차 관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제50차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미래사 편성안이 통과돼 그나마 전시작전통제권 문제가 해결된 것 같지만 이 역시 불씨를 남겼습니다.”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그는 “시험기에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으니 시련기에 접어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3년차로 접어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 스타일은 한·미 동맹에 위협 요인이라는 게 그의 견해이다. 최 부원장은 “동맹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전통적인 공화당이나 민주당 스타일이라면 그에 맞춰 대응하면 되겠으나, (3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은 그 범주를 넘어서는 대통령”이라고 규정했다. 일각에선 ‘미국이 신고립주의로 돌아섰다’고 평가하지만, 최 부원장은 “신고립주의로 이름 붙이기도 어렵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관에는 특정한 이념적 기반이 없다는 게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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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0일 오후(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코스타 살게로 센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한·미 동맹에 적용해 보면, SMA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급작스럽게 주한미군 규모를 축소하거나 북·미 비핵화 협상의 카드로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최 부원장은 우려했다. 그는 “제임스 매티스 전 국무장관이라도 있을 때엔 견제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한·미동맹 약화를 막을 인물이 트럼프 정부 내에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동시다발적으로 문제가 터지다 보니 급속히 악화되는 방향으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 부원장은 한·미 양국이 지난해 FTA 재협상을 의외로 쉽게 풀어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러스트 벨트’(쇠퇴한 공업지대)의 핵심 지지층 결집을 위해 자동차 관세 인상 등을 포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도 짚었다. 최 부원장은 그러면서 한·미 간 다양한 층위에서의 신뢰 문제를 지금보다 더 심각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한·미 정상 간 신뢰, 관료 집단 간의 신뢰가 보수·진보 정권을 가리지 않고 이전 어떤 정권에서보다 더 안 좋은 상황입니다. 큰 틀의 전략이 필요합니다.”
홍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