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9-01-15 06:00:00
기사수정 2019-01-15 08:20:30
의원실마다 너도나도 채용 공고/SNS·영상 전문가들 구하면서/8·9급이나 인턴으로 메우려 해/일각 “저임금 노동착취” 지적
여의도 정가에 유튜브 영상 경쟁이 불붙으면서 각 의원실이 전문 인력 구하기에 나섰다. 하지만 영상이나 SNS 업무를 가볍게 여기는 풍토가 여전해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14일 국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의원실 채용공고 목록을 보면 많은 의원실에서 대부분 SNS 또는 영상업무 담당자를 우대해서 뽑는다. 특히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실은 8·9급 2명과 인턴 1명을 새로 뽑는데 모두 자격요건에 ‘동영상 촬영 및 편집 유경험자’ 또는 ‘동영상 편집프로그램 능숙자’로 제한했다.
나 원내대표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요즘 SNS 소통이 워낙 활발해 소통을 강화하려고 공고를 냈다”며 “뉴미디어 업무 유경험자를 뽑는다고 공고했지만 3명 모두 전문가로 뽑을지 일부만 뽑을지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 외에도 한국당 최연혜 의원,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 등이 인턴을 뽑는데 동영상 편집능력 우수자를 우대한다고 했다.
하지만 유튜브 정치 대응을 둘러싸고 잡음도 잇따르고 있다. 이날 국회 내 익명게시판 격인 페이스북 페이지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는 여의도 유튜브 유행을 성토하는 비판글이 올라왔다. 동영상 담당을 인턴으로 메우려는 시도가 ‘저임금 노동 착취’라는 것이다. 이 글에는 “주기적인 영상 제작은 의원실에서 감당할 수 없는 일이다. 영상을 제대로 만들려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데 ‘유튜브를 한 번 해보자’고 쉽게 얘기들 한다”며 “홍보를 맡는 8·9급, 인턴이 유튜버 지망생이 되려고 온 건 아니다. 이미 유튜브 채널이 활성화된 언론사와 정책 기획하는 게 더 낫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최근 적지 않은 의원실이 유튜브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의원들은 하고 싶어하는데 어설프게 시작하자니 안 하는 것만 못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의원실 모두 동영상 등 온라인을 마이너 문화로 여기는 측면이 있어서 비용을 덜 들이고 신경을 덜 쓴다”며 “인력 등을 적극 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당 유튜브 채널인 ‘씀’에 출연해 당대표 후보 시절 문재인 대통령을 ‘문 실장’이라고 불렀던 것에 대해 해명했다. 이 대표는 “저랑 문재인 대통령은 1980년대 민주화 운동 할 때부터 인연이 거의 40년 가까이 된 동지적 관계로 살아왔고 서로 존중하는 사이인데 이간질하는 사람들이 좀 있다”며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내가) ‘문변(문 변호사)’이라고 불렀고 (대통령이) 저한테는 의원님이라고 했다. 재야 운동을 할 때는 ‘이 동지’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