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케어' 박소연 대표, 마취도 안하고 직접 안락사 주사"

동물사랑실천협회 전 직원들, 본지 통화서 증언 / “‘졸레틸’ 등 없이 염화마그네슘 희석액 주사해 / 개들 고통스러워했다… 사체는 인근에 파묻어” / 박 대표 “마취 안한 적 없다”… 기자회견은 연기

수백 마리의 동물을 무분별하게 안락사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동물권단체 ‘케어’의 박소연(사진) 대표가 과거 유기견들에게 직접 주사를 놔 안락사를 시도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박 대표가 마취를 하지 않은 채 유기견들의 안락사를 진행했다는 폭로도 이어졌다. 당초 16일로 예정됐던 박 대표의 기자회견은 돌연 연기됐다.

지난 2017년 11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개고기 금지 입법 위한 국제 콘퍼런스에서 박소연 케어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케어의 전신인 ‘동물사랑실천협회’(동사실)에서 일한 복수의 전 직원들에 따르면, 박 대표는 케어로 단체 이름을 변경한 2015년 이전에도 꾸준히 불법적인 의료행위를 자행했다. 동사실에서 약 4년간 일했다는 A(여)씨는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협회가 경기 남양주시·구리시의 유기동물 보호관리 위탁사업을 하던 2006년 전후에 박 대표가 직접 안락사시키는 걸 목격했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수의사 면허가 없는 사람의 동물 안락사는 금지돼 있다. 박 대표는 수의사 면허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씨는 “박 대표 본인이 시간이 안 되면 동사실 직원이 아닌 한 중년 여성이 대신 와서 작업을 했다”며 “두 달마다, 한 번에 적어도 100여마리씩 안락사시킨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그는 “박 대표가 ‘내가 하는 안락사는 인도적인 안락사’라고 주장했다”고도 덧붙였다.

동물권단체 ‘케어’의 입양소로 사용됐던 서울 중구의 한 건물 외벽에 ‘언제나 동물들의 편으로 남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뉴시스
동사실에서 6개월가량 활동했다는 B씨는 “이번에 처음 논란이 일었을 때 박 대표가 해명한 내용처럼 그 때도 보호소에 유기견 개체 수가 많아져서 안락사를 하게 된 것”이라며 “처음에는 수의사를 불러서 (안락사를) 했지만 나중에는 박 대표와 한 일반인 아주머니가 개들을 무더기로 안락사시켰다”고 전했다. 약 7년 동안 동사실에서 일했다는 C(여)씨도 “안락사가 오래 전부터 이뤄졌다”고 했다.

통상 수의사가 진통제 또는 마취제 주사와 본주사 등 2단계 이상을 거쳐 안락사를 진행하는 것과 달리, 박 대표가 마취 없이 바로 안락사 약물을 주입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B씨는 “원래 안락사를 시킬 때 ‘졸레틸’ 등 동물마취제를 써서 마취를 해야 하는데, 박 대표는 이 과정 없이 염화마그네슘 희석액을 큰 주사기로 개들의 심장에 주입했다”면서 “개들이 굉장히 고통스러워했고, 죽은 줄 알았던 개가 한참 후에 다시 일어난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박 대표가 이렇게 안락사시킨 개들의 사체 일부를 경기 포천시 내촌면에 위치한 유기동물 보호소 울타리 근처에 파묻었다고도 증언했다. 직원들의 반발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B씨는 “동사실이 말이 협회지 사실상 박 대표의 사조직이었다”며 “박 대표가 누구와 의논해서 처리하진 않았다”고 답했다. C씨는 “(박 대표가) 당연히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인 줄 알았다”며 허탈해했다.

이들의 증언에 대해 박 대표는 “마취제를 사용하지 않은 적은 한 번도 없다”며 “나머지는 기자회견에서 밝히겠다”고 해명했다. 박 대표는 이르면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논란에 대한 자료와 자신의 거취 등을 밝히겠다고 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박 대표는 “시간이 하루 이틀 더 걸릴 수 있다”며 “이번 주 내로 기자회견이나 대담 방식을 통해 사과와 입장표명 등을 하겠다”고 했다.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동물권단체 ‘케어’ 사무실 문이 닫혀 있다. 케어는 최근 무분별한 동물 안락사 논란에 휩싸였다.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유기견들에게 고통을 주는 방식의 안락사를 방조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박 대표가 직접 주사를 놨던 당시 위탁을 했던 지자체들은 구체적인 안락사 진행과정 등에 대해 관리·감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보호단체 카라의 김현지 정책팀장은 “안락사란 말 그대로 동물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마취를 해야 한다”며 “지자체들도 책임감을 가지고 유기동물을 돌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케어의 한 전직 간부급 직원은 “박 대표 지시로 2015∼2018년 구조한 동물 최소 230마리를 안락사시켰다”고 폭로했다. 논란이 커지자 케어 직원들은 “우리도 몰랐다”며 박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케어에는 후원 중단 전화와 이메일이 폭주하고 있다고 한다. 다른 동물보호단체들은 상습 사기와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박 대표를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