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광고 보면 수익? 신종 다단계 사기 의혹 확산

폴란드업체 ‘퓨처넷’ 주의보/“암호화폐로 수익 배분” 투자 홍보/ 수익금 못 받고 투자금 날릴 위기/
한국 법인 없어 수사는 지지부진/ 전문가 “상급기관 통합조사 절실”
“광고만 보면 매달 수백만원이 들어온다니까?”

지난해 말 지인의 권유로 퓨처넷에 가입한 A(24·여)씨는 ‘확실하다’는 말에 덜컥 2000만원을 투자했다. A씨는 수익이 오르는 것을 보고 두 달 전 퓨처넷에 첫 환전을 요청했지만 여전히 수익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퓨처넷에 거듭 환전 요청 메일을 보내도 묵묵부답이었다. 그는 2000만원을 통째로 날릴까 매일 전전긍긍하고 있다.

40대 B씨도 지난해 6월 지인을 따라 퓨처넷 세미나에 참석했다. 광고만 시청하면 매달 수백만원이 들어온다는 말에 투자를 시작했다. B씨는 가족들과 지인들에게도 퓨처넷 투자를 강요했다. 최근 퓨처넷 서버점검으로 환전이 지연되는 것을 보고 불안감을 느낀 B씨는 이미 때가 늦었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에겐 카드빚만 5000만원이 남아 있었다.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위반(사기)과 방문판매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가 요청된 퓨처넷 내사를 지난달 23일 종결했다고 6일 밝혔다. 공정위는 피해사례 등 민원 15건을 접수했고 일선 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한 것도 이번이 두 번째지만, 경찰은 퓨처넷이 외국계 회사인 탓에 거듭 수사를 진척시키지 못하고 있다. 공정위와 일선 경찰서가 우왕좌왕하는 사이 전국에서 퓨처넷 피해자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퓨처넷 로고
퓨처넷은 2012년 개업한 폴란드의 온라인 플랫폼 업체로, 자사 프로그램을 통해 광고를 시청하면 그 수익금을 암호화폐 형태로 배분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자신을 추천인으로 지인을 퓨처넷에 가입시키면 회원 등급이 올라 더 많은 수익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수익금 미지급 사례 제보가 이어지며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일부 배당금만 지급하는 사실상의 신종 다단계라는 의심이 확산하고 있다. 

퓨처넷이 모집한 투자금이 수천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지만, 경찰은 적극 수사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퓨처넷이 한국에 법인을 등록한 회사가 아닌 데다 투자 독려 세력들이 자생적으로 활동하고 있어서다. 경찰 관계자는 “일선 경찰서에서 고소·고발인들의 제보에 의존해 수사하고 있어 애로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이웅혁 건국대 교수(경찰학)는 “전국에서 발생하는 사기 의혹 사건은 일선 경찰서에서 수사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적어도 지방경찰청급에서 피해자를 취합해 통합 조사하는 것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건수 백석대 교수(경찰학)도 “국가 차원에서 더 이상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히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청윤 기자 pro-ver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