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간 폐플라스틱 거래 '깨끗한 상품'으로 제한해야" [우리의 환경은 평등합니까]

'바젤협약 논의 참여' 토마손 노르웨이 환경국 선임자문관
바젤협약은 국가 간 폐기물 이동을 규제하는 대표적인 국제협약이다. 유해 폐기물이 주로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흘러간다는 반성에서 시작됐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문제가 된 폐플라스틱은 바젤협약의 허가 대상에 빠져있다. 이에 노르웨이는 지난해 6월 플라스틱 폐기물을 부속서Ⅱ 즉, 허가대상에 포함하자는 개정안을 사무국에 제출했다. 회원국들은 오는 5월 열릴 당사국 총회에서 개정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10년간 바젤협약 전문가로 활동한 올레 토마손(사진) 노르웨이 환경국 선임자문관을 이메일로 만났다.

―플라스틱 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은 수십년도 더 된 문제다. 왜 ‘작년’에 개정안을 제출했나.

“플라스틱 폐기물이 새로운 문제는 아니다. 그렇지만 최근 2년간 노르웨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집중조명을 받았고, 지금이야말로 행동을 취할 타이밍이라고 봤다.”

―어떤 나라들이 지지를 보내고 있나?

“다양한 지역의 여러 국가와 협약 개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고, 적잖은 국가가 공감을 표했다. 말레이시아, 일본, 멕시코 등이 대표적이다. 원론적으론 지지하지만 좀 더 논의해보고 싶다는 나라들도 있다.”

―5월 당사국 총회 분위기를 예상한다면.

“우리 개정안에 대한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이번 총회에서 개정안의 세부 내용까지 논의가 됐으면 좋겠다. 나라별로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만, 원래 그렇지 않은가. 결국에는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 정부는 아직 개정안에 대한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 한국과 같은 나라를 어떻게 설득하겠는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재활용되는 플라스틱은 10%도 안 된다. 가장 큰 이유는 분리선별이 제대로 안 되기 때문이다. 다른 오염물질과 뒤섞인 폐플라스틱은 재활용되기 어렵다. 그런데 제3세계로 수출되는 폐플라스틱은 대개 더러운 것들이다. 우리 개정안은 제대로 분리돼 곧바로 재활용할 수 있는 폐기물을 거래하자는 것이다. 플라스틱 폐기물은 적절히 규제될 때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폐플라스틱 거래가 깨끗한 플라스틱으로 제한되면 산업계가 활용할 수 있는 질 좋은 플라스틱의 비중은 더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제3국의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지난 실무자 회의에서 우리는 한국 관계자들과도 매우 유익한 대화를 나눴고, 조만간 긍정적인 답변을 주리라 믿는다.”

윤지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