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서 개 잡는 업소 완전히 없애겠다"

“조만간 서울에서 개 잡는 업소가 완전히 사라지면 제가 곧 선언을 하려고 합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시내에서 개 도축업소를 완전히 없애겠다고 9일 밝혔다. 

박원순(오른쪽부터) 서울시장이 9일 서울 중구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에서 열린 영화 ‘언더독’ 상영회에 참석해 오성윤·이춘백 감독과 함께 무대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박 시장은 이날 서울 중구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에서 유기견을 다룬 만화영화 ‘언더독’을 관람한 뒤 관객과 대화를 갖고 “서울의 경우 이른바 개 잡는 시장이 과거 청량리 등에 있었다”며 “(이제는) 다양한 방식으로 거의 없앤 상태”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어 “한두 군데 남았다고 하는데 강제로 해산할 순 없기 때문에 여러 방식으로 압력을 가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의 개고기 시장인 제기동 경동시장에는 2017년 기준으로 판매 업소 5곳이 남아 있다. 3곳은 판매만 하고 2곳은 도축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서울 시내에서 1년에 8500마리 정도의 유기견이 생기고, 이 중 입양되지 못해 결국 안락사되는 동물이 4분의 1 정도”라며 “(영화 속 동물에게) 모든 게 적이고 죽음인데 동물의 눈에도 세상이 평화이고 안전·복지인 세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유기견이 인간의 위협에 고통 받다 비무장지대(DMZ)에 다다르는 영화 내용을 보며 동물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북한산에 가면 들개가 여전히 있는데 버려진 반려견을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떻게 하면 유기견 입양률을 높일지, 아예 처음부터 덜 버리게 하는 캠페인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이런 과제들이 저한테 책임감·부담감으로 왔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9일 서울 중구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에서 열린 영화 ‘언더독’ 상영회에 참석해 무대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그는 또 “제가 1991년 영국 유학하면서 ‘동물권 이론의 전개와 인식’이라는 원고지 300매 되는 긴 글을 썼다”며 “그 때 제가 인권변호사였는데 사람들이 ‘인권도 아직 제대로 보장 안 됐는데 무슨 동물권이냐’ 해서 ‘아니, 무슨 소리냐. 동물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사회는 인권도 보장될 수 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마지막으로 ‘언더독’이 예상보다 덜 흥행하는 데 안타까움을 표하며 “돌아가면서 저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님에게 전화 드려서 ‘(영화) 끝나기 전에 빨리 가서 선생님들하고 같이 보시면 좋겠다’ 권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