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캐슬’의 진진희 ‘오나라’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네요…‘쫄았네·눈깔’은 애드리브”

“솔직히 말해서 너무 좋습니다.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오는 것 같다는 걸 느껴요. 그동안 묵묵히 성실하게 일해온 것을 보답받는 것 같고요.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있어서 몸둘 바도 모르겠습니다.”

배우 오나라는 최근 서울에서 진행된 JTBC ‘SKY 캐슬’ 종영 인터뷰에서 현재 느끼는 기분을 이 같이 설명했다.

그는 드라마에서 진진희를 연기했다. 진진희는 SKY 캐슬의 입주민 중 하나로, 주남대 정형외과 교수 우양우의 아내이자 열네살 우수한을 아들로 둔 어머니다. 드라마의 주축이 되는 인물은 아니지만, 오히려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드라마의 분위기를 전환하는 감초 역할을 돈독히 했다.

“진진희는 사건 안에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변두리에서 감초 역할을 할 뿐입니다. 사건을 바라보고 옮기는 역할이죠. 주연이 아니기 때문에, 단역으로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살기 위해 막 했습니다. 살려는 본능이 발휘된 것 같아요. 진짜 ‘막’ 했어요. 대충 하다의 ‘막’이 아니라 앞뒤 가지리지 않고 하는 ‘막’이요.”

애드리브(즉흥연기)도 거침이 없었다. 진진희의 대사와 행동 절반 량이 애드리브였다고 할 정도다.

“오나라가 한서진에게 16년 간 속아온 사실을 알고 쏘아 붙는 장면에서 ‘순간 쫄았네. 쪼는 거 습관 됐어 쒸’라는 대사도 애드리브입니다. 메이플 시럽을 머리에 뒤집어쓰는 장면에서 ‘어우 눈깔이 안 떠져’도 애드리브이고요. 애드리브를 애드리브 같지 않게 보이기 위해 철저히 준비했습니다. 과하지 않은 선에서 준비를 했고, 감독님과 작가님이 잘 봐주셔서 막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오나라는 지난 1997년 뮤지컬 ‘심청’으로 데뷔했다. 지난 2007년에는 KBS2 ‘TV 유치원 파니파니’를 통해 방송계에 입문했다. 이후 드라마와 영화 등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뮤지컬 활동을 없었다. 하지만 그는 뮤지컬 배우 출신이다. 본인 스스로도 “기회가 된다면 무대에 서고 싶다”고 했다.

“무대는 언제든지 가고 싶습니다. 뮤지컬을 버리고 (방송·영화) 매체로 왔는데, 안정을 찾고 싶었어요. 성공을 하고 싶었죠. 그러다고 무대를 때려치운 건 아닙니다. 지금은 조금 뒤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으니, 저를 불러주신다면 달려갈 수 있습니다. 내년쯤에는 무대를 밟아보면 어떨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 후속작은 아직 미정이다. 그는 “갑자기 많은 관심을 받게 돼 걱정이 많다”고 했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습니다. 차기작을 엄청난 것으로 해야 한다기보다는 그동안에 해왔던 것처럼 제가 즐기면서 하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갑자기 인기를 얻었다고 비중 있는 역을 하기에는 안 맞는 것 같고, 지금처럼 했던 데로 주어진 데로 맞은 바 최선을 다해 롱런하는 게 꿈이기 때문입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