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또 '분신'…"집회 후 택시 불붙여 국회돌진"

택시기사가 카카오 카풀서비스에 반발해 또 다시 분신을 시도했다. 카풀서비스에 반대하며 분신을 시도한 경우는 이번이 세번째다.

11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서울 개인택시 강남조합 소속 택시기사 김모(62)씨가 자신의 몸에 불을 붙였다가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여의도 국회 앞에서 자신의 택시에 불을 지른 뒤 국회로 돌진하다가 다른 승용차에 부딪치면서 멈춰섰다. 김씨는 안면부에 화상을 입고 구조돼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졌다. 김씨는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택시업계 비상대책위원회가 여의도에서 개최한 카풀 앱 도입 저지 집회에 참석한 뒤 분신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난 김씨의 택시 앞 유리에는 “카카오 앱을 지워야 우리가 살 길입니다”, “단결만이 살 길이다 투쟁으로 쟁취하자”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가 붙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택시 기사의 분신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경찰 및 소방 관계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경찰은 김씨의 택시에서 카카오 택시 정책에 대한 불만이 담긴 유서 성격의 메모가 발견됐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유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택시기사가 카풀서비스에 반발해 분신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앞서 지난해 12월10일에는 택시기사 최모씨가 국회 경비대 앞 국회대로에서 택시를 세운 뒤 분신을 시도했다. 주변에 있던 경찰과 소방관에 의해 즉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최씨는 숨졌다. 지난달 9일에는 광화문 지하철 5호선 인근 도로에서 택시기사 임모씨가 분신시도를 했다. 그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임씨는 평소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며 동료들에게 카카오에 대한 원망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