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버닝썬’ 수사팀 확대… 관할 지구대 CCTV 복원

회계자료 등 압수물 분석 주력, 관계자 모발검사도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 수사팀에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요원이 추가됐다. 경찰은 버닝썬의 회계자료를 분석하는 한편, 클럽과 관할 지구대에서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 복원 작업에 한창이다. 클럽 내 마약 투약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이문호 대표 등 버닝썬 관계자들의 모발과 소변 검사도 진행했다.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유명 클럽 ‘버닝썬’을 압수수색한 서울경찰청의 한 관계자가 디지털 포렌식 장비 등을 들고 클럽에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경찰에 따르면 버닝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은 전날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기 위해 광역수사대와 사이버수사대 외에 지수대 회계팀 요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경찰은 회계자료 분석을 통해 버닝썬과 경찰 간 유착 의혹의 실체를 밝힐 예정이다. 경찰은 클럽과 경찰관 사이에 돈이 오간 흐름이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필 방침이다.

경찰은 또 버닝썬과 역삼지구대에서 확보한 CCTV의 포렌식 작업도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CCTV는 저장 용량에 한계가 있어 일정 시간이 지나면 과거 기록을 덮어쓴다”며 “지워진 과거 영상을 복원해 각종 의혹과 관련된 내용이 있는지를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와 사이버수사대는 전날 오후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버닝썬과 역삼지구대에 수사관 35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버닝썬에서 마약 투약과 성범죄, 경찰과의 유착 등 제기된 의혹을 조사하는 데 필요한 자료들을, 역삼지구대에서는 김모(38)씨의 폭행 사건 당시 출동했던 순찰차 블랙박스와 보디캠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전날 버닝썬 이 대표와 영업사장 한모씨를 소환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면서 이들의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소변과 모발을 채취, 간이검사를 한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간이검사 결과는 개인정보라 확인해주기 어렵다”면서 “정밀분석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들이 강남의 클럽 ‘버닝썬’과 유착 의혹을 받는 강남경찰서 역삼지구대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버닝썬을 둘러싼 경찰과의 유착 등 의혹들은 김씨가 지난해 11월24일 이 클럽 관계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으나, 도리어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김씨는 클럽 직원에게 억지로 끌려가는 여성을 보호하려다가 클럽 이사 장모씨에게 폭행당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이 자신을 입건했다고 강조했다.

이후 버닝썬 내에서 이른바 ‘물뽕’(GHB)을 이용한 성폭행과 마약 유통이 이뤄졌다는 등의 의혹이 잇따랏다. 이 클럽 내부에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성관계 동영상까지 유포되며 논란이 확산했다.

김씨는 해당 경찰관들을 증거인멸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그는 역삼지구대가 편집된 영상을 언론에 제공하고, CCTV 4대 가운데 1대의 자료만 법원에 제출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