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관람객 끌려고 아기 암사자 발톱 모두 제거한 무정한 동물원 '동물학대 논란'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지난 13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 있는 라파 동물원에서 아기 사자를 구경하고 있다.

어린이 관람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아기 암사자의 발톱을 강제로 제거한 팔레스타인의 한 동물원이 동물 학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과 더이코노믹 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라파 동물원(Rafah Zoo) 측이 지난달 말 14개월 된 새끼 암사자 팔레스틴(Falestine)의 네발 발톱을 비위생적으로 모두 제거했다. 가자지구에는 현재 사자를 치료할 동물병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팔레스틴의 발톱을 제거한 수의사 파예즈 알 하다드(Fayez al-Haddad)는 "발톱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것을 막고 어린아이들과 팔레스틴이 놀 수 있게끔 발톱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 수의사는 이러한 발톱 제거 행동이 인간으로 비유하면 손가락의 관절 마디까지 절단한 것이라 비유했지만 더 이상의 잔인성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팔레스타인의 수의사 파예즈 알 하다드가 새끼 암사자 팔레스틴의  발톱을 확인하고 있다.

팔레스틴의 발톱 제거 이유는 동물원을 방문한 아이들의 시선을 잡아끌기 위한 홍보 때문이었다. 실제 이 동물원은 '아이들과 아기 사자가 직접 놀 수 있는 동물원'이라며 라파 동물원을 광고했다.

이 동물원의 관계자는 "우리는 아이들에게 행복과 웃음을 가져다주면서 방문객 수를 늘리고 싶다. 이 동물원은 운영 비용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밝혔다.

이 동물원에 방문했던 12세의 아나스 압델 라힘(Anas Abdel Raheem)은 팔레스틴의 양 발을 잡고 찍은 사진을 개인 페이스북 등에 게재하며 "팔레스틴과 놀아서 행복하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동물구조단체인 포우프로젝트(Paw Project)는"발톱 잃은 사자는 큰 스트레스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라며 이러한 행위를 저격했다. 

이어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이처럼 사자의 발톱을 제거했을 때 평생 재활 불가능한 장애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적절한 수의학적 조치가 없으면 감염 등 합병증이 우려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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